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내년 초 사무총장으로 정식 취임하면 한반도 전담 특사를 임명,상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엔 헌장에 따라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차기 사무총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8대 사무총장에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총장으로 취임한 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태 진전과 여러 상황을 봐 가며 생각해 볼 문제"라면서 "다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초청하면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 차기 총장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선 "지난 7월 초 미사일 발사 때 채택된 결의안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것"이라며 "사무총장으로서 잘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 외교 보좌관으로 있을 때 기자들이 어려운 질문을 해도 잘 피해 간다는 의미로 '기름 장어(한자로는 유만·油鰻)'란 별명을 붙여 줬었다"며 "그 후 한학자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의미로 한자를 유만(走住萬)으로 고쳐 줬는데 그대로 된 것 같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 차기 총장은 이에 앞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표결 없이 192개 회원국의 박수 갈채로 제8대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됐다.

반 차기 총장은 내년 1월1일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하며 연간 예산 50억달러와 9만2000여명의 평화유지군 등 유엔 행정을 총괄하게 된다.

총회장에는 유엔 대표부에 대한 국정 감사를 위해 방미 중인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뉴욕 지역 한인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해 반 장관이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