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한 살림과 불안한 미래로 맞벌이를 하는 신세대 과장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재산을 불리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외벌이와 마찬가지였다.

특히 육아와 자녀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외벌이 부부보다 훨씬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막 두 돌을 지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벤처기업 유모 과장(32)은 "남편과 함께 출근하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중국 동포 출신 아줌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는데 한 달에 100만원씩 주고 있다"며 "여기다 분유값 보태고 어린이집 등록비 내면 한 사람 월급은 거뜬히 들어간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내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크다.

유 과장은 "돈 좀 벌겠다고 아이를 소홀히 대하는 것은 아닌지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자녀 교육에 대한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더 커진다.

직장에 다니느라 사교육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외벌이 엄마'들은 교육 정보가 없는 '맞벌이 엄마'들을 자신들의 모임에 끼워주지 않는다.

유 과장은 "가령 논술은 어떤 학원,어떤 선생님이 가장 잘 가르친다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외벌이 엄마들에게 저녁 대접을 해가면서 환심을 사야 한다더라"며 씁쓸해했다.

맞벌이를 하는 여성 과장들이 직장에서 느끼는 마음 고생도 크다.

직장생활 14년차인 대기업 김모 과장은 "아이 문제로 휴가를 내고 싶어도 '여자라서 책임감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포기한 적이 많다"며 "남자들이 그런 일로 휴가를 내면 '가정적'이라고 칭찬하면서 여자가 그럴 때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맞벌이에 회의적인 남자 과장들도 적지 않다.

직장생활 9년째인 박모 과장(35)은 "아내와 내가 모두 직장을 다니다 보니 집안이 항상 어수선하고 재테크에도 거의 신경을 못 쓴다"며 "주위를 보면 차라리 부인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외벌이 가정이 자녀 교육과 재테크에 모두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외벌이 과장들은 '사교육비 대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정작 배우자가 맞벌이를 하는 데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