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設立)한다고 어제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외국인투자가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가 없지 않은 터에 구글이 한국에 투자를, 그것도 연구개발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국내 인터넷 시장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물론 구글이 한국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는 이미 3년이나 됐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실 지금 구글이 국내 포털시장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약하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에서의 서비스 방식이 국내에서는 통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구글이 국내 시장에 올인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하면 구글의 연구개발센터 설립이 향후 국내 인터넷 시장 경쟁판도에 적지않은 파장(波長)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경쟁이 격화된다는 것은 이미 국내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NHN이나 다음 등 국내 업체들에 그렇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 야후의 한국 진출이 그러했듯이 국내 인터넷 시장이 경쟁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경험해왔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꼭 그렇게만 생각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개방과 경쟁으로 국내 인터넷 시장을 더욱 발전시키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우리는 특히 연구개발센터 설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장은 국내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이 쏠리겠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이른바 웹2.0으로 불리는 차세대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主導權)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는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모두 가세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술흐름은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구글의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계기로 새로운 기술개발 경쟁이 벌어지면 국내기업들의 글로벌화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세계적인 IT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글로벌 IT기업들의 국내 진출은 많을수록 좋다. 그 중에서도 구글처럼 연구개발을 동반한 투자라면 더욱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