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 업체인 미국 구글이 북한의 핵실험과 관계 없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개설하는 등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구글은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앨런 유스타스 수석부사장(엔지니어링 및 연구 담당),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홍기화 KOTRA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R&D센터 설립 협약식을 갖고 한국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R&D센터 설립 프로젝트 명칭은 'R&D 인력양성 프로그램'이며 산자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KOTRA가 집행하기로 했다.

구글은 우선 한국에서 우수 인력을 대거 확보한 다음 사업 내용과 목표 등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앨런 유스타스 구글 부사장은 "장기적 사업이 가능하고 우수 인재가 많다는 두 가지 매력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한국 R&D센터는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검색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R&D센터를 통해 한국 인터넷 이용자,광고주,협력사들에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가장 어렵고 복잡한 인터넷 검색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스타스 부사장은 "R&D센터 개설을 시작으로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한국 법인 설립 등 계획을 실행에 옮겨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서울 삼성동에 연락사무소를 마련해놓고 한국 법인(지사)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한국 지사장을 물색하고 있다.

정세균 장관은 "검색 등의 분야에서 구글이 축적한 기술은 한국의 취약점을 보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틀 전 북한이 핵실험을 해 상황이 변했는데도 구글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말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KOTRA 샌프란시스코 무역관을 통해 1년 전부터 구글측과 접촉했으며 정 장관이 지난 6월 구글 본사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국내 인터넷 업계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구글이 R&D센터를 설립한다고 해서 당장 국내 포털의 입지가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인력 유출 등의 문제가 생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사이트가 맥을 못 추는 국내 포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1997년 9월 한국에 진출한 야후의 경우 한때 포털 1위에 올랐으나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한국의 전체 인터넷 사이트 중 43위를 달리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