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흑연에 양성자 빔을 쪼이면 상온에서 영구자석으로 변하는 원리를 규명,나노크기(10억분의 1m)의 초소형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초소형 영구자석은 인체의 종양 부위에 투입해 암을 치료하거나 우주선,초소형 노트북PC 제작에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려대 이철의 교수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소의 2.5MeV(메가볼트)급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해 흑연에 2만2000km의 속도로 양성자를 주입시킨 결과 빔을 쪼인 부분만이 자성을 띠는 것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암 치료나 노트북 등에 활용되고 있는 초소형 영구자석은 그동안 철화합물 등으로 만들어 왔다.

그러나 이 자석은 무겁고 충격과 열에 약하며 극저온에서만 자석이 된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비해 흑연을 이용한 영구자석은 가볍고 단단하며 자기장을 사용해 전기전달도를 조절할 수 있어 차세대 자석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