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즌 뮤지컬계에서 로맨틱코미디가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남녀간의 특색 있는 사랑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작품이다.

젊은 남녀뿐 아니라 노인들의 연애담도 엿볼 수 있다.


'컨페션'(11월19일까지 충무아트홀)은 서서히 청력을 잃어가는 작곡가 주현이 가수지망생과 옛연인 간에 겪는 삼각관계 러브스토리.가수지망생이 짝사랑의 심경을 노래하지만 주현은 듣지 못한 채 옛여인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시도한다.

청력을 잃은 음악가가 처한 상황이 눈길을 끄는 장치다.

슬픈 이야기지만 유머가 삽입돼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준다.

성재준이 대본을 쓴 창작뮤지컬이다.

주인공역 정성화와 윤공주의 실감나는 연기,왕용범의 짜임새 있는 연출,박초롱의 감성적인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

'아이러브유'(12월17일까지 동숭아트센터)는 4명의 남녀가 20대에서 노년까지 겪는 갖가지 사랑의 양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외국작품이지만 한국적인 상황에 어울리도록 매끄럽게 번안됐다.

국내 뮤지컬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건명을 비롯 김재만 김태한 등이 출연 중이다.

연기력이 뛰어난 김경선과 가창력이 돋보이는 방진의도 가세했다.

희극작가 닐 사이먼의 '듀엣'(14일~12월31일 신시뮤지컬극장)은 6년 만에 국내에서 재공연되는 작품.능력 있는 작곡가 버논과 풋내기 작사가 소냐가 만나 처음에는 서로 다투다가 사랑에 빠져드는 수순을 밟는다.

'코러스 라인'의 작곡가 마빈 햄리시가 만든 음악은 디스코와 발라드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생동감을 준다.

2000년 초연 당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최정원이 다시 출연하며 성기윤이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연출은 한진섭,음악감독은 박칼린,안무는 황현정이 각각 맡았다.

'클로저 댄 에버'(10월20일~11월30일 씨어터일)는 '미스사이공'의 작사가 리처드 말트비와 '토요일 밤의 열기'를 작곡한 데이비드 시어 콤비의 대표작.뉴욕에 살고 있는 독신남녀 6명의 유쾌한 러브스토리를 서울로 무대를 옮겨왔다.

캐릭터별 성격과 대사 등도 국내 상황에 맞게 다듬었다.

재즈,팝,발라드,모던 록,라틴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원작의 멜로디는 그대로 살릴 예정.피아노 신시사이저 등이 가세한 5인조 밴드가 콘서트 수준의 파워풀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지킬앤하이드'의 류정한,'벽을 뚫는 남자'의 김영주와 임수연,'그리스'의 고영빈,'찰리 브라운'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인 유나영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