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이진성 수석부장판사)에 따르면 전국법원에 2004년 9월부터 1년간 신청된 개인회생 사건은 모두 3만8828건이었지만,2005년 9월부터 올 7월까지 접수된 것은 이보다 32%가량 증가한 5만143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파산 신청자는 2004년 1만2317명에서 2005년 3만8773명,올해 7월까지 6만840명으로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회생 신청자가 지난 2년 새 1.3배가량 늘어난 데 비해 개인파산 신청자는 1.56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법원은 개인파산 신청이 늘어난 데 대해 "개인회생의 경우 5년간 채무를 되갚아야 하지만 파산은 한 번에 채무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고령자 파산신청=법원은 특히 개인파산 신청자 가운데 60대 이상의 고령자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고령자 파산은 2004년 6.3%,2005년 9.7%,올해(8월 기준) 11.5%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개인파산의 한 원인으로 '병원비 지출'을 꼽은 것이 2004년 1.3%,2005년 3.2%,올해 6.8%로 증가하고 있다"며 뚜렷한 노후대책이 없는 고령자들이 의료비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개인파산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4000만~5000만원 빚에 법률상담비는 150만원=서울중앙지법이 지난 8월16일부터 9월 21일까지 개인파산·회생 면책신청자 104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25%의 응답자가 신청서 작성이 어렵고 신청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의 한 법무사실 관계자는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러 오는 사람들의 빚은 4000만~5000만원 선"이라며 "대부분 법률서비스 비용으로 150만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파산신청의 경우 법원에 내는 돈은 2000원의 인지대밖에 없다"면서 고액의 법률상담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

[ 용어풀이 ]

개인회생은 일정한 월소득이 있는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들이 5년 동안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변제 계획을 작성하면 법원이 신청자의 월소득에서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으로 빚을 갚도록 해주는 제도.5년간 성실하게 돈을 갚아나갈 경우 나머지 빚은 모두 탕감받을 수 있다.

반면 개인파산제도는 재산이나 일정한 소득조차 없어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법원에서 파산결정 후 면책결정이 내려지면 채무변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의 경제적인 제약이 뛰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