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방정부 군기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상하이방(幇) 숙청을 계기로 고위 인사들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실시,권력 기반과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은 27일 원자바오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불법적인 토지 사용을 승인한 허난성과 정저우시의 고위 관리들에 '엄중 경고' 처분을 내리는 한편 허난성에는 시말서(자아비판서)를 요구했다.

중국 중앙 기율위원회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은 사람은 리신민 허난성 정법위 서기와 왕원차오 정저우시 공산당 서기다.

이들은 승진 인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달 초 과열 경기를 식히고 빈부격차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농민 보호를 위해 불법적인 토지 개발과 사용 승인에 대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작년에 허난성과 정저우시가 학교 캠퍼스의 불법적인 토지 사용을 알고도 이를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각종 토지의 불법적인 이용 승인,에너지 낭비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 미비,과도한 고정자산투자 방치 등 중앙정부의 경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지방정부의 관리에 대해 대대적인 사정을 하겠다고 최근 공언했다.

이는 부패 척결의 의도도 있지만 지방정부 관리를 물갈이하기 위한 명분을 찾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산주의청년단 등 친 후진타오 세력을 주류 세력으로 등장시켜 권력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다목적 포석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