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증시의 주요 수요 기반이 될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시행 첫해에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제 도입 10개월째인 지난 15일 현재 펀드로 유입된 퇴직연금 자금 규모는 319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은행 보험 등을 포함한 전체 퇴직연금 유입액 추정치 2300억원의 14%에 불과하다.

반면 퇴직연금으로 적립된 자금의 80%가량은 은행의 예·적금이나 보험사 상품에 투자됐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제를 통해 올 한 해 동안 증시로 유입될 자금은 당초 예상치인 2조원의 5%에도 미치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펀드 319억원의 대부분은 혼합형(238억원)과 채권형(65억원)펀드에 가입했다.

이들은 주식매수 비중이 펀드자금의 60% 이하인 까닭에 퇴직연금펀드의 실제 주식매수 규모는 100억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 내 주식편입비중이 60%를 웃도는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퇴직연금 자금은 1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한도 제한이 증시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SH자산운용 관계자는 "퇴직연금펀드의 주식투자 한도를 일률적으로 적립액의 30% 이내에 제한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령이나 투자 성향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신운용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3개사 퇴직연금펀드의 시장점유율은 48.5%로 절반에 육박했다.

또 펀드판매 순위에서는 국민은행(48억원) 미래에셋증권(45억원) 농협중앙회(41억원)가 나란히 40억원대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