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벨기에와 독일을 방문하기 위해 23일 출국했다.

박 전 대표의 해외방문은 지난 6월 대표직 사퇴 이후 이번이 처음.그는 25∼26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 간부들과 만나 한·EU 간 통상 확대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어 독일로 이동해 28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면담한 뒤 아데나워재단에서 '독일과 한국,함께 열어가는 미래'란 제목으로 연설한다.

박 전 대표의 이번 유럽행은 독일 아데나워 재단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특별히 정치적인 해석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지만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무엇보다 독일 기독민주당 당수 출신인 메르켈 총리와의 면담은 의미가 크다.

두 사람은 여성으로 야당 대표가 됐고,이공계를 전공했다는 점이 같다.

특히 메르켈이 독일 첫 여성 총리이고,박 전 대표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독일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난 적이 있다.

개인적 인연 이외에 박 전 대표는 이번 방문을 통해 메르켈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우파 개혁'을 눈여겨 볼 계획이다.

메르켈은 친자유시장 관점에서 근로자 자유 해고,노조의 경영참여 축소,법인세 인하 등을 밀어붙여 왔다.

박 전 대표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자신이 내놓을 정책과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한 측근은 24일 "박 전 대표는 이번 만남을 통해 '경제적 자유주의'를 내세워 우파 개혁을 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색채를 자신에게 '오버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