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호황업종 상여금,선물 '두둑'
중소업체 상당수 보너스 줄어..휴무도 '울며겨자먹기'


올 추석을 전후해 전국 각 공단과 기업체 근로자들은 나흘간의 기본 연휴에다 `징검다리 휴무일'을 더해 최장 9일간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20일 부산, 울산, 창원, 구미 등 주요 공단의 기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연휴 근무 및 상여금 지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대기업들은 최장 9일까지 쉬고 상여금이나 선물도 예년보다 더 두둑하게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나 하청업체 상당수는 일감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긴 휴무를 가질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상여금이나 선물 지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추석 휴무..짧게 4일에서 최장 9일

올해 추석은 금요일인 10월 6일이어서 근로자들이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연휴는 추석 전날인 10월 5일부터 일요일인 8일까지 나흘간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이 추석 전 주 일요일인 10월 1일과 개천절인 10월 3일, 그리고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10월 5일 사이의 이른바 `샌드위치데이'도 휴무를 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구미공단에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공식적으로 추석연휴는 4일간이지만 개천절과 추석연휴 사이의 10월 4일을 `권장휴무일'로 정해 근로자들이 연.월차를 내면 6일 동안 쉴 수 있도록 했다.

삼성코닝의 경우 사무직에 대해 10월 4일을 휴무일로 지정하고, 10월 2일을 `권장휴무일'로 정해 추석 전주 토요일(9월30일)부터 10월 8일까지 9일간 연휴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주 5일 근무제를 하고 있는 부산 녹산공단의 삼성자동차도 이달 30일부터 10월 8일까지 9일간의 휴무를 갖기로 했으며, 한진중공업은 단체협약에 따라 `샌드위치데이'를 포함한 9일간 공장문을 닫는다.

자동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화승그룹의 화승R&A와 화승T&C는 개천절인 10월 3일 근무를 하고 대신 4일부터 9일까지 6일간 추석휴무를 가지며, `인디언' 브랜드의 세정그룹은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쉰다.

경남 창원의 S&T중공업은 개천절과 추석연휴 사이에 낀 10월 4일을 특별휴일로 정해 6일간 휴무할 계획이다.

광주의 금호타이어는 10월 4일부터 7일까지를 휴무일로 정했고,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1차 협력업체 30여 곳은 10월 4일부터 9일까지 공장문을 닫는다.

이밖에 충북 청주산업단지내 LG생활건강과 한국도자기는 각각 6일, 5일간 휴무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고용 100인 이상 224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휴무 실태조사에서도 평균 휴무일수가 4.5일로 지난해(3.3일)보다 1.2일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두둑한 상여금에 선물도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올 추석 상여금으로 통상임금 50%를 지급하고 별도로 세탁기, 냉장고, 컴퓨터 등 1인당 65만원 상당의 선물을 나눠줄 계획이다.

통상임금의 30% 수준에서 보너스를 지급하고 5만원 상당의 선물을 줬던 지난해 추석에 비해 근로자들은 훨씬 여유있게 추석을 맞게 됐다.

르노삼성차도 전 임직원에게 기본급 100%의 추석보너스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권 상품권을 지급한다.

화승그룹은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고 세정그룹도 100% 상여금에다 3만∼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줄 계획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상여금 100%에다 귀향비 80만원, 성과급 50%, 유류비까지 지급해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으며 GM대우차 전주공장도 귀향비 40만원과 15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나눠줄 계획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역시 50%의 추석보너스에 귀향비 80만원, 선물비 15만원을 지급한다.

업종 특성상 공장을 멈출 수 없는 청주산단의 하이닉스반도체는 공장을 정상가동하는 대신 특근수당에 `플러스 알파'까지 얹어 근로자들을 위로할 생각이다.

경북 구미공단의 LG전자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고 LG필립스LCD 역시 100% 보너스와 5만∼2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상여금을 연봉에 포함시켜 별도 보너스는 없지만 귀향버스 등 편의를 제공하고 코오롱도 100% 상여금에 5만5천원 상당의 선물을 지급한다.

◇중소기업 상여금 줄어 '양극화' 극명

호황 업종 기업체나 대기업 근로자들과 달리 상당수 중소기업체 근로자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추석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6∼7월 완성차업계의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 기장군의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A사는 추석연휴 때도 공장을 계속 돌려야 할 형편이지만 완성차 업체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나흘간 휴무를 갖기로 했다.

추석상여금도 예년의 통상임금 50%에서 정액 30만원으로 바꿨다.

부산 녹산공단의 조선기자재 업체인 B사도 올해 6일간 휴무를 실시할 예정이나 상여금은 지난해 80%에서 올해는 50%로 줄였다.

구미공단내 한국합섬과 HK는 계속된 노사분규로 공장가동이 중단됐다가 6개월만에 재가동할 예정이지만 추석 휴무와 상여금 지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강원도지부가 실시한 중소기업 자금실태 조사에서 도내 중소기업 열곳 중 5∼6곳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실제 추석자금을 확보한 기업은 45.5%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구미.창원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