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부진 속에서도 증권사들의 지난 8월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은 제자리였으나 주식시장 호조로 자기매매 수익이 늘어난 데다 ELS(주가연계증권)나 랩어카운트 등 파생상품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증권사들이 내놓은 8월 실적공시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경우 8월 매출액이 2179억원으로 전월 대비 10.0% 늘어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54억원,327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75.6%,91.5%씩 급증했다. 현대증권은 8월 매출액은 962억원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5억원,118억원으로 13.0%씩 증가했다.

동양종금증권도 8월 매출액이 682억원으로 전월보다 소폭 늘어났으며,영업이익(70억원)과 순이익(107억원)도 81.3%,50.3%씩 불어났다. 특히 대신증권은 매출액이 608억원으로 7월 대비 54.7% 늘어난 것을 비롯 영업이익(153억원)과 순이익(202억원)이 각각 1638.9%,432.1% 대폭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8월에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달에 비해 늘어났다.

이에 비해 우리투자증권은 8월 매출 1328억원에 영업이익 171억원,순이익 216억원을 올렸으나 전달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이는 7월 실적에 하이닉스 보유주식 처분이익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6∼8월 3조원대로 감소한 이후 9월 들어 4조원대 중후반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급락세로 돌변하지 않는 한 실적개선 추이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되는 종목이나 자금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종목이 투자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의 경우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증권이,후자의 경우 삼성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해당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