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대한화섬에 이어 태광그룹 지주회사인 태광산업과 최대주주인 이호진 회장 부자를 정조준했다.

장하성펀드는 19일 "대한화섬과 함께 태광산업 지분도 사들였다"며 "태광산업 최대주주가 천안방송 사유화를 통해 1000억원가량의 태광산업 가치를 훼손한 만큼 이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하성펀드는 태광산업 지분 보유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3월 말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급작스럽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매집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장하성펀드측은 "태광산업은 2001년 천안방송 지분 67%를 66억원에 홈쇼핑업체에 팔았고 2005년 이 지분을 전주방송(이 회장 부자가 지분 100% 보유)이 되사들였다"며 "태광산업 대주주가 우월적 관계를 이용해 홈쇼핑업체들과의 편법적 거래로 천안방송을 사유화했다"고 밝혔다.

펀드측는 "이 회장 부자가 부당 편취한 금액은 1079억원으로 평가된다"며 "천안방송 지분을 태광산업에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언론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대주주에 대한 음해를 하고 있다"며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양측의 타협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장하성펀드가 대표소송 등 법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3월 말부터 태광산업 지분 매집에 나섰다면 이달 말부터 대표소송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