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무희의 눈에 비친 조선비화 ‥ 김탁환씨 '파리의 조선궁녀-리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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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각본 살인사건''열녀문의 비밀' 등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로 주목받아온 김탁환씨(38)가 신작 장편 '파리의 조선궁녀-리심'(민음사)을 펴냈다.
격동의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책은 조선의 궁중 무희 리심(梨心)과 프랑스 외교관의 사랑을 기본 축으로 삼아 외세의 침탈 속에서도 근대의 싹을 키워 가던 개화기 조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리심은 19세기 말 실존 인물로,초대 프랑스 공사를 지냈던 빅토르 콜랭(1853~1923)과 사랑에 빠졌던 궁중 기생.리심은 프랑스 공사의 부인이 된 후 빠르게 근대 문물과 질서를 받아들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봉건적인 사회질서를 혁파하고 근대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성장통을 겪었던 개화기 조선의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녀는 1893년 5월 콜랭과 함께 조선 여성 최초로 유럽 땅(프랑스 파리)을 밟았고,이듬해 10월에는 모로코로 건너가 역시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한 조선 여성이 됐다.
그녀에 대한 기록은 2대 프랑스 공사 이포리 프랑뎅의 회고록 '한국에서(En Coree)'에 등장한다.
리심은 콜랭을 따라 일본과 프랑스,모로코를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한다.
프랑스에서 '암컷 원숭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인종 차별에 시달리고,모르코에서는 식민통치에 시달리는 약소국 백성의 비애를 목격한다.
여행을 통해 리심은 조선을 개혁해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콜랭이 다시 프랑스 공사로 부임하며 리심도 다시 조선으로 귀국한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당하고 고종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난하는 등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리심은 자연 세인들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녀는 곧 고종의 정략에 휘말려 강제로 궁중 무희로 복직된다.
그녀는 결국 '인간다움을 앗아가는 사내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금조각을 삼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작가는 "리심이 왜 목숨을 끊어야 했는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며 "국경과 신분을 뛰어넘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근대성을 고민하게 하는 소설로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격동의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책은 조선의 궁중 무희 리심(梨心)과 프랑스 외교관의 사랑을 기본 축으로 삼아 외세의 침탈 속에서도 근대의 싹을 키워 가던 개화기 조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리심은 19세기 말 실존 인물로,초대 프랑스 공사를 지냈던 빅토르 콜랭(1853~1923)과 사랑에 빠졌던 궁중 기생.리심은 프랑스 공사의 부인이 된 후 빠르게 근대 문물과 질서를 받아들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봉건적인 사회질서를 혁파하고 근대사회로 탈바꿈하기 위해 성장통을 겪었던 개화기 조선의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녀는 1893년 5월 콜랭과 함께 조선 여성 최초로 유럽 땅(프랑스 파리)을 밟았고,이듬해 10월에는 모로코로 건너가 역시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한 조선 여성이 됐다.
그녀에 대한 기록은 2대 프랑스 공사 이포리 프랑뎅의 회고록 '한국에서(En Coree)'에 등장한다.
리심은 콜랭을 따라 일본과 프랑스,모로코를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한다.
프랑스에서 '암컷 원숭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인종 차별에 시달리고,모르코에서는 식민통치에 시달리는 약소국 백성의 비애를 목격한다.
여행을 통해 리심은 조선을 개혁해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콜랭이 다시 프랑스 공사로 부임하며 리심도 다시 조선으로 귀국한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당하고 고종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난하는 등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리심은 자연 세인들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녀는 곧 고종의 정략에 휘말려 강제로 궁중 무희로 복직된다.
그녀는 결국 '인간다움을 앗아가는 사내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금조각을 삼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작가는 "리심이 왜 목숨을 끊어야 했는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며 "국경과 신분을 뛰어넘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근대성을 고민하게 하는 소설로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