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차세대 유망주' 폴 케이시(29)가 세계 골프대회 가운데 최고의 우승상금(187만달러,약 18억원)이 걸린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케이시는 이번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차례차례 제치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이번주 열리는 라이더컵(미국-유럽 간 남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유럽팀의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시는 18일(한국시간) 런던 근교 웬트워스골프장에서 열린 유럽PGA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36홀)에서 우즈를 꺾고 올라온 숀 미킬(미국)에 무려 10&8(8홀 남기고 10홀차 승리)의 대승을 거뒀다.

10홀차 승리는 이 대회 43년 역사상 결승전 최다홀차 기록이다.

케이시는 결승전뿐 아니라 앞서 벌어진 세 판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매치플레이의 새 강호로 떠올랐다.

케이시는 1차전에서 레티프 구센을 6&4로,2차전에서는 마이크 위어를 5&3으로,준결승전에서는 콜린 몽고메리를 6&5로 각각 제압했다.

이 대회는 라운드마다 36홀 매치로 치러졌는데 케이시와 상대한 선수들은 모두 33번째홀을 넘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케이시는 이로써 1회전부터 우승까지 고작 126홀만 치러 대회 최소홀 플레이 우승기록까지 세웠다.

케이시는 "골프 역사에 내 이름을 새긴 것이 기쁘다"면서 "우즈가 최종 라운드에서 항상 입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우승해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케이시는 이날 빨간 상의를 입었고,모자에는 '나이키'브랜드가 달려있어 우즈를 연상케 했다.

케이시는 지난달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 앞서 빨간 셔츠를 입으려고 했으나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급히 연두색 셔츠로 바꿨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케이시는 우즈와 동타로 최종라운드에 나섰으나 결국 우즈가 우승했고,케이시는 3타차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1회전에서 우즈를 꺾는 파란을 연출했던 미킬은 루크 도널드,로버트 칼슨을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케이시에게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래도 미킬은 75만달러(약 7억2000만원)라는 짭짤한 2위 상금을 챙기면서 2003년 US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