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약 '안녕~' ‥ 시장규모 50억원대로 감소
멀미약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도로 사정이 좋아진 데다 어릴 때부터 차에 친숙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차만 타면 울렁거림과 어지럼증을 느끼는 '자동차치'들이 확 준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멀미약 제품은 1990년대 중반 40~50개가 경쟁을 벌였으나 현재는 절반도 안 되는 20여개 제품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 100억원대를 기록하던 시장 규모도 지난해 50억원으로 50%나 감소했다. 제약사들이 하나둘씩 사업을 접은 결과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한국UCB는 지난 6월 국내 공장을 폐쇄하면서 멀미약 '론지펜'의 판매를 중단했다.

한국UCB 관계자는 "론지펜 판매량이 크게 줄어 외국공장에서 들여올 경우 운송비도 안 나올 상황"이라고 말했다.

멀미약 '딜리간'을 판매해 온 신일제약도 2월부터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앞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리메닌'을,한미약품은 '터미놀시럽'을 시장에서 각각 철수했다.

그나마 생산되고 있는 제품들도 판매량이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억원으로 전체 멀미약시장의 60%를 차지한 명문제약의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는 10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매출 2억원을 기록한 '보미롱'을 판매하고 있는 영일약품은 최근 수년간 보미롱 판매가 연간 2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멀미약 판매가 줄어들면서 일부 제약사들은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지 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 국가나 중국이 주요 타깃이다.

명문제약은 2001년부터 베트남에 키미테를 수출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에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한제약도 씹는 멀미약 '피크니에프'의 동남아 수출을 추진 중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