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고객의 성향과 자산 상태에 맞춰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은행 상품에도 본격적인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 시대가 열리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고객들이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월 원리금 수령액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하나 셀프 디자인예금'을 출시했다.

고객이 목돈을 맡긴 뒤 필요한 금액만큼 이자에 원금의 일정 부분을 합해 지급받고 나머지는 만기에 찾을 수 있도록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맞춤형 정기예금이다.

예금 기간 중 만기 희망잔액 변경을 통해 매월 수령액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예치금 1억원을 만기 3년에 금리 연 4.7%,만기 수령액 5000만원으로 디자인할 경우 3년간 매월 162만원을 수령하고 만기시 5000만원을 받는다.

가입 후 1년 뒤 생활비가 더 필요해 만기 수령액을 2000만원으로 줄이면 남은 2년 동안 월 수령액이 283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고시금리는 3년제의 경우 최고 연 4.7%다.

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 3년마다 고시금리에 따라 금리를 변동 적용하기 때문에 매월 받는 원리금이 다시 산정된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이 이자 지급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파워맞춤정기예금'을 팔고 있다.

상품 종류를 만기지급식 일반형,정기이자 지급형,정기이자 원가형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를 통해 1개월 2개월 3개월 4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이자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자를 만기에 한꺼번에 받거나 원하는 이자를 미리 받는 것도 가능하다.

가입시 선택했던 만기가 돌아와도 고객이 해지할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최장 10년까지 자동으로 재예치된다.

고객이 신청할 경우 다른 조건으로도 재예치할 수 있다.

중도 해지할 경우에 대비해 중도해지 우대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가입 대상에는 제한이 없으며 저축금액은 300만원 이상이다.

산업은행이 팔고 있는 '자유자재 정기예금'도 대표적인 맞춤형 상품이다.

가입 때 금리 적용 방법과 만기 이자 수령 방법 등을 고객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입 후에도 고객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이자 지급 방법,금리 적용 방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또 가입 기간도 1개월 이상 36개월 내에서 일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가입 후에도 여유자금 발생시 새로운 가입조건에 따라 수시로 추가 입금할 수 있다.

긴급자금 필요시에는 총 3회에 걸쳐 분할 인출도 가능하다.

외환은행도 고객의 투자 목적에 따라 맞춤 운용하는 'VIP투자관리신탁'을 개인자산가 및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외환은행의 투자상품상담사와 1 대 1 상담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 및 투자 목적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직접 구성하고,전담 펀드매니저가 고객별로 자산을 별도 운용하고 관리하는 맞춤형 상품이다.

일반 펀드 상품과 달리 고객별 투자상황 및 성과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입 시점은 물론 운용기간 중에도 고객의 요구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최저 가입금액은 개인은 3억원,법인은 10억원이며,가입기간은 6개월 이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