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걸린 신지애(18.하이마트)가 링거 주사를 사흘째 맞으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 PAVV인비테이셔널 둘째날 선두에 나섰다.

신지애는 7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파72.6천233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공동 2위인 신은정(26.하이마트)과 `루키' 정혜진(19.하이트)을 2타차로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신인왕과 상금왕 등 다관왕을 노리는 신지애는 최악의 몸을 이끌고 무서운 `독기'를 뿜어냈다.

그러나 신지애와 상금왕을 놓고 다투는 작년 대회 챔피언 박희영(19.이수건설)은 1라운드 때의 스코어 오기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실격 처리돼 2연패가 무산됐다.

대회를 앞두고 목이 심하게 붓는 등 독감 증세가 심해진 신지애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대회 이틀 전부터 링거 주사를 맞았고 1라운드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플레이를 하는 등 악전고투 끝에 4타를 줄여 4언더파로 공동 4위에 자리를 잡았다.

신지애는 2라운드를 앞두고 링거 주사를 한 차례 또 맞고 경기에 나섰다.

1번홀을 출발한 신지애는 첫홀부터 보기를 범해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이후 안정된 티샷과 정교한 아이언샷, 고감도 퍼트 감각을 과시하면서 버디를 7개나 뽑아냈다.

신지애는 이날 15개홀에서 그린을 적중시키는가 하면 두번째샷을 깃대 2∼3m에 붙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신지애는 "몸이 너무 아파도 한번 해보고 포기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의외로 좋은 성적이 나왔다"면서 "목이 아파 음식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도 링거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레이크힐스클래식 부진으로 상금 랭킹 선두 자리를 박희영(19.이수건설)에게 내준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 상금 선두를 재탈환할 기회를 잡았다.

첫날 신은정과 공동 선두였던 함영애(19)는 1타도 줄이지 못해 합계 6언더파 138타로 5위로 내려 앉았다.

초청 선수인 장정(26.기업은행)과 강수연(30.삼성전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합계 4언더파 140타로 선두와 6타차 공동 9위에 머물렀다.

작년 우승자인 박희영은 전반에만 버디 4개로 4타를 줄였으나 후반 11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해저드에 빠트리는 등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범해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15위로 마쳤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뒤 경기위원회는 박희영에게 실격을 통지했다.

실격 사유는 1라운드 때 18번홀(파4) 해저드 내에서 손으로 볼 주위의 풀을 누르고, 라이를 개선하는 등 규정을 2차례나 어겨 4벌타를 부과받아야 했으나 스코어 카드에 파로 적어냈다는 것.
박희영은 이 홀에서 두번째 샷이 물에 빠졌다가 튕겨져 나와 해저드 구역내 러프에 떨어진뒤 볼 주변의 풀을 눌러 지면을 테스트, 해저드내에서 해서는 안되는 행위를 해 골프 규칙집 13조4항을 위반, 2벌타가 부과됐다.

박희영은 이어 세번째 샷을 하기 위해 그린을 확인한 뒤 돌아와 다시 볼 주변의 풀을 눌러 볼이 놓인 라이를 개선, 13조2항을 위반해 2벌타를 추가로 부과받았다고 경기위원회는 설명했다.

경기위원회는 2라운드 경기 중 제보를 접수한 뒤 방송 녹화 화면을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

린시컴과 함께 초청된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는 3타를 잃어 합계 1언더파 143타로 공동 32위로 떨어졌다.

(평창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