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들이 판매 중인 이른바 '유사보험'의 실적이 지난 1년간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우체국 보험은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농협과 새마을금고 등 4대 상호금융회사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 보험료 수입은 4조7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벌어들인 보험료 수입(4조3596억원)에 비해 8.3% 증가한 것이다.

보험료 수입의 증가 등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상호금융회사들의 보험 부문 자산 총액도 24조1812억원으로 작년 6월 말(23조3872억원)보다 3.4% 늘었다.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같은 기간 평균 220.2%에서 249.4%로 개선됐다.

이처럼 상호금융회사들의 보험 판매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가 일반 민영보험사의 상품보다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마을금고나 신협의 종신보험성 공제상품은 일반 생보사의 종신보험 보험료보다 5% 이상 싼 편이다.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20년간 완납 조건으로 보험금 1억원인 종신 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의 경우 새마을 금고의 한 달 보험료는 18만2000원이지만 일반 생보사의 보험료는 평균 20만원 이상이다.

새마을금고 상품은 가장 비싼 보험사의 보험 상품(22만4730원)에 비해 월 보험료가 4만2730원가량 낮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와 같은 별도의 판매망을 통해 보험상품을 팔고 그 계약을 유지하는 일반 보험회사들과 달리 상호금융회사들은 기존 영업창구를 통해 보험 사업을 하고 있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싸다"고 설명했다. 가격 측면의 경쟁력 외에 광범위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판매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호금융회사들이 순항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사보험의 맏형격인 우체국 보험은 주춤하는 양상이다. 우체국에 따르면 2005년 6월에 3조2314억원이었던 보험료 수입은 2006년 6월 현재 2조7781억원으로 4533억원(14%)이 감소했다. 자산도 1년 동안 21조9820억원에서 19조266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다만 지급여력비율은 130.8%에서 174.4%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체국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거액의 저축성 보험에 들었던 가입자들의 만기가 지난해부터 돌아오기 시작한 데다 2002년부터 저축성 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축소돼 보험료 수입과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이나 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장성 보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체국의 보험 누적 계약건수는 1년 사이 33만9211건이 늘었다.

한편 올 상반기 동안 우체국과 상호금융회사들이 생명보험으로 벌어들인 보험료 수입(7조4997억원)은 같은 기간 일반 생보사들의 보험료 수입(31조7764억원)의 23.6%로 지난해와 비슷한 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