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하나로텔레콤에 이어 LG파워콤이 다음 달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이에 따라 영화나 TV 드라마 등을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빌려 보는 주문형 비디오 시장을 초고속 인터넷 3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LG파워콤 관계자는 6일 "다음 달 1일부터 VOD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콘텐츠 제공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며 "PC를 통해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를 고화질(HD) 급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 3사 협상은 마무리 단계"라며 "영화라든지 유아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콘텐츠 사업자들과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파워콤은 자사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 사이트(www.xpeed.com)에서 우선 PC로 VOD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셋톱 박스를 연결한 TV 수상기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KT의 메가패스 TV나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와 다르다.

이용 요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편당 500~1000원,월정액은 3000~5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PC 기반으로 VOD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인터넷 TV(IPTV)가 허용되면 중간 단계인 TV 포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인터넷 TV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후발 사업자인 LG파워콤마저 VOD 시장에 뛰어들면 드라마 재방송 및 영화 재방영 시장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와 방송 3사,인터넷 포털 등이 다투는 3파전 양상을 띠게 된다.

그동안 드라마 재방송 시장은 방송 3사가 주도하는 가운데 케이블 TV와 인터넷포털 사업자들이 일부를 차지하는 구도였다.

KT는 VO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630만 메가패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10원만 내면 9월 말까지 VOD를 즐길 수 있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360만 초고속인터넷가입자를 확보한 하나로텔레콤은 탤런트 김정은을 내세워 하나TV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IP TV가 도입되면 방송 3사가 지배하고 있는 재방송 시장과 관련 광고 시장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케이블 TV가 가세하면 VOD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