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募사채만 급증‥채권시장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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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사모(私募) 회사채 방식으로 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또 지난달 은행 정기 예금에만 4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몰리는 등 금융 시장에서 은행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사모 회사채는 지난해 10월부터 발행이 급증하기 시작,올 들어 8월까지 11조2000억원어치가 순발행됐다.
반면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 시장에 공급되는 공모(公募) 회사채 순발행액은 같은 기간 2조1000억원 줄었다.
공모 회사채는 4개월 연속 순상환(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은 것)을 기록,채권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사모 회사채는 과거에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으나 작년 10월 건설교통부가 생애최초주택자금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공모 회사채 수급이 붕괴된 이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모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로는 기업과 은행의 이해관계를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은 공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에 비해 대출금의 0.4% 정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고 공모 회사채 발행에 따르는 정보 공개 및 까다로운 절차 문제 등도 비켜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 대출을 간접적으로 늘릴 수 있어 주택담보대출 부진에 따른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크레디트애널리스트(채권분석가)는 "사모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회사채 품귀로 이어져 채권 시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사모 회사채로는 장기자금 조달이라는 채권 시장의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사모 회사채는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채권 인수자를 찾는 공모채와는 달리 은행 등 1~2개 금융회사가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
한편 8월 말 현재 은행 정기예금은 8월 한 달 동안 4조3848억원 증가,2003년 11월(6조3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 금리가 떨어진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특판 예금 등의 영향으로 평균 금리가 4%대에서 5%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지난달 잔액은 3조1019억원 감소,석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하는 데다 향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투자 펀드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MMF 제도가 바뀌면서 은행 쪽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며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추세적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백광엽 기자 hyunsy@hankyung.com
또 지난달 은행 정기 예금에만 4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몰리는 등 금융 시장에서 은행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사모 회사채는 지난해 10월부터 발행이 급증하기 시작,올 들어 8월까지 11조2000억원어치가 순발행됐다.
반면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 시장에 공급되는 공모(公募) 회사채 순발행액은 같은 기간 2조1000억원 줄었다.
공모 회사채는 4개월 연속 순상환(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은 것)을 기록,채권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사모 회사채는 과거에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으나 작년 10월 건설교통부가 생애최초주택자금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공모 회사채 수급이 붕괴된 이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모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로는 기업과 은행의 이해관계를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은 공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에 비해 대출금의 0.4% 정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고 공모 회사채 발행에 따르는 정보 공개 및 까다로운 절차 문제 등도 비켜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 대출을 간접적으로 늘릴 수 있어 주택담보대출 부진에 따른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크레디트애널리스트(채권분석가)는 "사모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회사채 품귀로 이어져 채권 시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사모 회사채로는 장기자금 조달이라는 채권 시장의 장점을 살리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사모 회사채는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채권 인수자를 찾는 공모채와는 달리 은행 등 1~2개 금융회사가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
한편 8월 말 현재 은행 정기예금은 8월 한 달 동안 4조3848억원 증가,2003년 11월(6조3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 금리가 떨어진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특판 예금 등의 영향으로 평균 금리가 4%대에서 5%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지난달 잔액은 3조1019억원 감소,석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하는 데다 향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투자 펀드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MMF 제도가 바뀌면서 은행 쪽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며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추세적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백광엽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