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 플레이스인 엠플이 최근 진행한 패션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의 세일행사에서 뜻밖에도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훨씬 더 많이 물건을 사갔다.

1100장을 발행한 1000원짜리 할인쿠폰을 받아 물건을 사간 고객 중 남자가 737명으로 전체의 67%에 달한 것.남자 중에서는 20대가 43%,30대가 32%를 각각 차지,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남성들이 인터넷 쇼핑몰의 주고객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남자들의 온라인 쇼핑 집중 현상은 옥션이 집계한 올 상반기 중 주요 품목의 성별 구매비중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컴퓨터를 구매한 회원 중 남자의 비율이 약 80%,가전제품과 자동차용품은 각각 75%와 85%에 달했다.

이 밖에 스포츠용품(77%) 취미수집용품(67%) 서적/음반(60%) 등도 남성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여성 강세 종목인 의류 패션잡화 생활용품 등에서도 남자들의 구매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남성회원들의 의류 구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여성회원(15%) 증가폭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동안 가구 및 주방용품,유아용품 등에서도 남성 구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144%까지 늘어났다.

컴퓨터,디지털 가전,자동차용품 등 객단가가 큰 품목뿐만 아니라 대부분 품목에서 남자들의 온라인 구매파워 강세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옥션이 최근 구매한 고객 3000명을 조사한 결과 전자제품 컴퓨터 게임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의 남성 구매율은 여성의 3배에 달했다.

옥션의 박상순 상무는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쇼핑 공간을 여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직장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남자들이 틈틈이 온라인 쇼핑을 애용하는 데 따른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남자들은 계획소비 성향이 강해 비교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을 여자들보다 더 선호한다는 진단도 있다.

엠플이 올 들어 8월 말까지 남·녀고객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여성은 1개 단골 쇼핑몰을 주로 애용한다고 답한 반면,남성은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평균 3개 정도의 쇼핑몰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여성,온라인=남성'이란 온·오프라인 간 성별편차가 갈수록 뚜렷해 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남성들의 구매력이 커지자 온라인 쇼핑몰들은 여성보다는 남성쪽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옥션이 올해 상반기 동안 벌인 할인행사는 디지털기기 컴퓨터 등 남성 구매강세 품목이 전체 이벤트의 70% 이상에 달했다.

재구매율 등 구매빈도는 물론 평균 구매액 등에서도 남성파워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세계닷컴 롯데닷컴 KT몰 등은 남성패션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편집매장을 올 들어 잇달아 출범시키는 등 전통적인 여성 우세품목에서까지 남자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한편 GS.CJ.우리홈쇼핑 등에서는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전업주부를 중심으로 여성고객들이 구매를 주도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