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천정배 의원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당 소속 의원과의 개별 면담을 부쩍 늘리고 주요 시민단체를 잇달아 찾는가 하면 영호남을 넘나드는 지방행도 눈에 띈다.

7월말 당 복귀후 공개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천 의원이 물밑 발걸음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몸풀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당 복귀 후 매일 짬을 내 여당 의원들과의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소속 의원 절반정도를 만났다고 한다.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의원 모두를 한번씩은 보는게 목표다.

당이 어려운 상황인만큼 당내 의견을 두루 살펴보겠다는 것이지만 다분히 스킨십의 성격도 가미돼있다.

그는 또 한달여동안 참여연대와 여성단체연합회,경실련,YMCA,환경운동연합 등 주요 시민단체도 직접 찾았다.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아울러 지역 민심실피기 차원에서 대구 광주 여수 안동을 방문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부산에 간다.

당원과 개혁성향의 교수 시민단체 인사 등과의 대화를 통해 ‘개혁세력의 위기탈출구’를 모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높았지만 실패한 과거 대선주자들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뭔가가 없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노무현 대통령은 한결같이 (감동을 주는)뭔가가 있었다”고 대권을 담은 듯한 말을 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