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통장을 증권사 CMA(자산관리계좌)로 바꿔라.'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CMA는 무척이나 생소한 금융상품이었지만 이젠 수탁액이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파트 청약통장처럼 재테크의 필수 상품으로 부상했다.

CMA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각 증권사들도 앞다퉈 차별화된 CMA 상품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별로 금리나 서비스가 각기 다양한 만큼 꼼꼼히 살펴보고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볼 때다.

◆ 이효리도 가입한 CMA

CMA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월급통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배당형 증권사 상품'이다.

월급통장(은행 보통예금 통장)처럼 자동납부 자동이체 인터넷뱅킹 등 은행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은행 창구나 CD기에서도 출금이 가능하다.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까닭에 이자는 보통예금에 비해 훨씬 높다.

수시로 입출금되는 은행 월급통장에서 이자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CMA는 금리가 4~5%에 달한다.

게다가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지급된다.

한마디로 간접투자의 고수익과 보통예금의 간편함을 결합한 상품인 셈이다.

입금이나 이체,출금 등의 각종 수수료 측면에서도 은행에 비해 우위에 있다.

영업시간 수수료는 은행과 비슷하지만 영업시간 외에는 은행보다 싸다.

CMA가 나온 초기만 해도 직장인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마이너스 통장(대출) 기능이 없는데다 전기 수도 인터넷 가스 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의 자동이체 통장을 바꾸기도 번거로웠었다.

하지만 증권사의 서비스 수준이 많이 개선되면서 CMA로 옮겨가는 직장인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CMA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한화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1540억원이던 잔액이 최근 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4월 CMA 상품을 내놓은 현대증권은 불과 4개월여 만에 6000억원 가까운 수탁액을 올리기도 했다.

CMA에 투자하는 투자층도 확대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직장인들이 주로 CMA에 가입했지만 지금은 자영업자나 주식매수 대기자금을 예치하려는 주식투자자들까지 CMA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추세다.

또 모임 회비 등을 CMA로 관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초에는 가수 이효리가 동양종금증권 CMA에 가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예인 역시 자금 입출금이 빈번한 직업이라는 점에서 CMA가 적당한 상품이다.


◆ 증권사별로 다양한 서비스

CMA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에 점검해봐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증권사별로 금리가 제각각이다.

금리를 따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최고금리만 살펴보기보다 예치기간별 금리를 확인해봐야 한다.

비교적 일찍 CMA 상품을 내놓은,예를 들어 한화증권의 CMA 금리는 4.25%,최고금리는 4.70%다.

최고금리만 따지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최고금리는 일정 금액을 CMA계좌에 6개월 이상 예치했을 경우 주어진다.

월급통장처럼 수시입출금 방식으로 사용하면 금리는 4.25%다.

증권사별로 투자상품이 다르다는 점도 따져볼 부분이다.

'금리만 보면 되지 투자상품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투자상품에 따라 CMA 상품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한화 현대 한국 SK증권 등 RP(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는 증권사들의 CMA는 고정금리형이다.

안정적인 금리만 원하다면 이런 상품이 낫다.

반면 삼성 우리투자 교보증권 등의 CMA 상품은 MMF(머니마켓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받는 이자도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이 밖에 증권사별로 공모주 청약자격을 부여하거나 각종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도 많다.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한 상품도 있다.

하지만 보통예금에 비해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우선 동양종금증권을 제외하고는 은행과 달리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다.

물론 이들 증권사가 실제 파산할 확률은 극히 희박한 데다 투자상품의 원금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출금은 일반 보통예금처럼 CD기를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지만 입금은 CD기로 수 없다.

하지만 증권업계가 은행권의 금융결제망에 단체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입금 불편도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