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낙관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기술적 지표들이 잇따른 추가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해외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급개선 추세도 꾸준하다.

걱정거리라면 경기둔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지만 경착륙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업수익감소 프로그램매물 급반등속도 등을 감안할 때 한차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 잇따른 추가 상승 신호 출현

증시의 중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인 '120일 이동평균선'은 지난달 30일부터 오름세로 반전했다.

급락장이 시작된 지난 5월 하락 반전했던 120일선이 100여일 만에 반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형주들의 강한 상승세로 1330~1350포인트에 밀집한 매물대를 뚫어낸 덕분이다.

4일엔 120일선과 함께 추세전환의 신호로 해석되는 5주·20주(영업일수로 25일ㆍ100일)이동평균선 간 골든크로스도 발생했다.

게다가 골든크로스가 세계 증시에서 동반 목격되고 있는 점은 신뢰감을 더 높여주고 있다.

5주·20주 골든크로스는 지난달부터 항셍(홍콩) 다우 S&P500(미국) 닛케이(일본) 순으로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수급도 든든하다.

4월 말 34조7000억원이던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조정장에서도 꾸준한 자금 유입에 힘입어 1일 현재 42조6000억원으로 8조원가량 불어났다.

미국 금리인상 중단으로 유동성 장세가 다시 나타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지기호 서울증권 연구위원은 "통상 미 금리인상 중단 후 코스피지수는 200포인트가량 올랐다"며 "이달 중 1400포인트는 무난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우량주가 앞장서서 매물벽을 뚫고 나면 중소형주가 발빠르게 뒤따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이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 고개드는 신중론

상승탄력을 받은 증시의 가장 큰 복병은 역시 기업이익의 둔화다.

상장사들의 올 순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톰슨IBES에 따르면 올해 한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작년보다 6%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율과 고유가 여파가 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0월쯤 조정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솎아내기 작업이 뒤따를 것이란 얘기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개월 전의 예상치 -1.1%보다 훨씬 악화된 것이다.

단기적으론 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걱정거리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매수차익거래잔액 중 1조원 안팎의 매물이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청산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아진 주가 수준도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두자릿수인 10.3배(향후 12개월 수익기준)로 올라섰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9~10월 중 거시경제지표들의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며 한 차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조정시 120일선이 위치한 1330포인트를 지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1330선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백광엽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