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3차협상을 앞두고 양국의 대체적인 협상안이 나왔다.

예상했던대로 쟁점분야들에 대해 양측이 여전히 심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협상도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귀추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3차협상은 한·미 FTA의 방향과 성패를 좌우할 만큼 그 중요성이 크다.

지난 6월과 7월의 1,2차 협상이 탐색전의 성격이었다면,이번에는 양국이 분야별로 어떤 품목을 몇 년에 걸쳐 개방할지 구체적인 시장개방 대상과 방법을 놓고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협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미 양국이 농업 섬유 자동차 의약품 금융분야 등의 관세철폐 단계와 시장개방 수위,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 등을 놓고 이미 첨예(尖銳)하게 대립해 있는 상황이고,우리로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안도 없다.

하지만 상대가 있는 협상이고 보면,상호 조율을 통해 서로 이득이 될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사실 한·미 양국 모두 시간이 별로 없다.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신속협상권한(패스트트랙) 기한이 내년 6월 말로 만료되고,2008년 미국 대선을 감안하면 이번에 FTA체결에 실패할 경우 언제 또다시 협상기회가 올지 기약조차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협정을 매듭짓는 것이 당면 과제라는 얘기다.

우리 경제가 개방경제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한·미 FTA는 빠를수록 좋다는 점에 대해선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다.

산업자원부 통계에서 지난 상반기 우리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2.5%에 그쳐 24년 만에 최저로 추락한 반면,저가품을 앞세운 중국의 점유율이 급증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멕시코가 급속도로 부상한 것만 보아도 그 당위성(當爲性)은 충분히 설명된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어떤 형태로든 큰 가닥에 대한 합의를 통해 협정체결의 전환점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차질없는 협상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과 도출을 위해 미국의 협상전략에 대한 치밀한 대응방안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은 물론이다.

노동단체와 농민·시민단체들의 미국 원정 반(反)FTA 시위 등 협상력만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