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영화 '포세이돈'은 북대서양을 항해하던 초호화 유람선이 해일로 인해 전복된 뒤 벌어진 승객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트로이'의 볼프강 페터슨 감독이 1970년대의 걸작 재난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리메이크했다.

전복된 배 안에 꽉 들어찬 34만ℓ의 물 속에서 주인공들이 벌이는 삶과 죽음의 사투와 딸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부성애는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함께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의 초반부에는 20층 규모의 초호화 유람선에서 벌어지는 신년파티 장면이 등장한다.

'올드랭사인'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승객들은 카지노판을 벌이거나,담소를 나눈다.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노신사(리처드 드레이퍼스 분)는 웨이터에게 '로마네 콩티' 와인을 주문한다.

그러자 일행 중 한 사람이 말린다.

가격이 무려 5000달러나 되니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신사에게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자살을 결심한 터여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최고의 메뉴로 장식하고 싶을 뿐이다.

'로마네 콩티'는 와인업계에서 '하늘이 준 선물'로 불리는 최고의 와인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본로마네에서 재배되는 피노 누아라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아름다운 빛깔의 이 와인은 여러가지 과일향이 어우러져 풍부하고 환상적인 맛을 낸다.

그러나 한 해 생산량이 6만~7만병에 그쳐 희소성이 높다.

가격도 대단히 비싸다.

2000년 생산된 '로마네 콩티'의 경우 프랑스 현지 가격으로 1병에 무려 130만원에 달한다.

국내 가격은 이보다 몇 배나 더 높다.

국내에서는 일신방직 자회사인 와인 수입회사 '신동와인'이 로마네 콩티를 들여오고 있다.

신동와인은 로마네 콩티를 만드는 DRC를 비롯 이탈리아 최고 와인 명가인 '안젤로 가야',스페인 최고 명문 와인인 '베가 시실리아' 등 명품 와인을 독점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