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태도가 매우 탁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생각이고,그 생각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아닌 독서다.

이런 까닭에 양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좋은 책이야말로 사유의 낡은 장벽을 허무는 곡괭이와 같고 헐어진 자리에 새집을 짓는 흙손과 같은 것일 게다.

유진오 선생이 '독서법'에서 얘기하는 것도 이와 상통한다.

"책만 펴놓으면 우리는 수천년 전의 현인들과 흉금을 터놓고 토론할 수 있고,수만리 떨어져 있는 대학자와도 여비와 학비를 들일 것 없이 집에 앉은 채로 자유로이 듣고 배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학의 유명 교수였지만 가장 위대한 교사로 '책'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도산 안창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읽는 백성이라야 산다"며 독서를 통해 나라의 장래를 일궈보자고 호소했다.

"외세의 침략을 받아 온 국토가 어지러운 것은 우리가 힘이 없어서인데 독서야말로 바로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었다.

안중근은 일경에 체포돼 옥고를 치르면서도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할 정도로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기에 힘썼다.

해마다 가을이 오면 '독서의 계절'이라 해서 갖가지 행사가 벌어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전국민 책읽기 캠페인을 벌여나가기로 하고,캠페인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책뽀'를 선정했다.

청개구리를 의인화한 캐릭터로 '책 욕심이 많은 아이''책과 뽀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전국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9~10월 동안 독서운동이 벌어지는 것도 예년과는 차별화된 행사인 것 같다.

IT강국이 무색하게 우리 국민들의 1인당 독서량은 OECD 국가중에서도 가장 낮다고 한다.

고전이나 문학,인문과학서적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고작 실용서 정도가 팔리는 실정이다.

유난히도 짜증나는 요즘,양서 한권만이라도 손에 쥐고서 포근한 가을맞이를 해보면 어떨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