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0일 이틀간 일정으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연찬회를 가졌다.

정기국회에 대비하고 당이 추진하는 '참정치 운동' 실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연찬회에선 자성론과 당에 대한 '쓴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참정치 운동은 강재섭 대표의 경선 공약 중 하나로,차기 집권을 위해 쇄신과 자강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자는 게 골자.

지도부부터 '자아비판'에 나섰다.

강 대표는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대안세력으로 한나라당에 많은 기대를 하면서도 가혹한 비판을 하는데 깊이 새겨듣고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당이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때문"이라며 "스스로 노력에 의해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이어 벌어진 토론회에선 "참정치를 하려면 폭탄주를 덜 마시고,골프 금지령이 필요하다""귀족·웰빙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과 장애인에게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등의 비판들이 나왔다.

참정치운동본부 준비위원장인 권영세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한나라당이 △부패와 단절하지 못하고 있고 △서민의 애환을 알지 못하는 부자들의 정당이며 △수구적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등으로 요약된다.

권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권력을 남용하고 기득권만 대변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며 "정풍운동에 대한 당 안팎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강 대표는 내달 2일 재향군인회 등이 주최하는 '한미연합사 해체' 항의 집회에 참여키로 하는 등 작통권 문제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키로 했다.

그러나 당지도부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않아 당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홍준표 의원은 "논의 중단 요구는 한나라당 스스로를 '반자주'로 규정지어 노무현 대통령이 쳐놓은 덫에 걸리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찬회에선 또 공천보장,연락사무소 마련 등 원외 위원장들의 민원성 요구가 적지 않게 나와 '참정치'와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