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위기로 치닫던 쌍용자동차 분규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로써 올해 자동차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은 기아자동차를 제외하고 모두 끝났다.

쌍용차 노조는 30일 오후 평택공장에서 전체 조합원 5320명 중 4867명(91.48%)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여 58.39%(2842명)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앞서 이 회사 노사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교섭을 갖고 정리해고 계획 철회와 임금 및 수당 동결 등을 골자로 한 2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지난 16일 평택공장에서 '옥쇄파업'에 들어간 지 2주일 만에 분규가 해결됐다.

7월14일 노조가 부분파업을 시작한 이후 한 달 보름만이다.

이날 노사 간에 합의된 내용은 지난 25일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노사는 실적 악화 등 경영난을 감안,올해 임금 및 수당을 동결하고 내년까지 2년간 △체육대회 지원 △근로자 포상 △장기근속자 건강검진 등의 복지 혜택을 중단키로 했다.

회사측은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고 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키로 했다.

또 2009년까지 4년간 신규 차종(W200 C200 Y300)과 신엔진 개발,영업 및 AS 네트워크 확충 등에 매년 3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생산인력 재배치 문제는 노조가 한발 양보,회사측 안대로 결정됐다.

생산라인별 인력 운용을 판매가 잘 되는 차량 위주로 '노사 협의' 후 배치키로 한 것.노조는 그동안 '노사 합의'를 통해 인력 재배치 문제를 결정하자고 주장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고용유지를 위해 임금 동결과 인력 배치의 유연성 등을 받아들인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14일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이후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물량 선적까지 중단돼 기업 활동이 '올스톱'됐었다.

그동안 생산 차질 대수만 1만7200대,손실 금액도 3800억원을 웃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