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또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북한의 특별열차가 중국에 도착했으며 이를 위성으로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아예 '이미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뒤 평양으로 돌아갔다'는 첩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고립무원에 빠진 김 위원장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깜짝' 방중에 나설 공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30일 "북한 특별열차가 압록강 국경을 통과,중국으로 들어갔다는 해외기관 첩보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며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도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증거는 없다"며 "통상 중국을 방문할 때 단둥이나 신의주에 북한 보안요원들이 가 있어야 하고,선발대를 파견해 사전에 협의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방중시 중국에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요청해 방중 하루 전에야 파악했다"면서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추적 중"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부상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처지가 다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대북 금융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지난달 5일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의 고립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대 우방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진 상황이다.

미국 주도의 대북 금융제재에 주요 중국은행들이 가세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달라진 북중관계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

김 위원장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수뇌부와 극적인 '화해 노력'을 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형국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