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들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30일 의약품업종 시세판은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업종 대표주인 유한양행이 7일째 오름세를 타며 15만3500원까지 수직 상승한 것을 비롯,한미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의약품업종지수는 3150선을 회복,지난 5월 중순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끝없이 추락하던 주요 제약주들이 급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정책 변수 영향으로 업종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내수주 가운데 제약주만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업종은 없다"며 "낙폭 과대에다 성장성 요인을 고려할 때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반등세로 돌아선 제약주

제약주가 지난 4월 이후 끝없이 추락한 데는 제도적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으로 외국 제약사에 대한 특허보호기간이 연장될 경우 제너릭(특허만료된 개량신약) 중심의 국내 제약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고,정부가 마련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도 제품 가격 인하를 초래해 성장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배기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 FTA 협상 및 정부 약가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정책 방향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기간이 늘면 오리지널 시장이 확대되겠지만 제너릭 시장 역시 정부의 약가 절감 정책과 맞물려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부각된 정책 리스크는 이미 제약업종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도적 리스크가 고령화 진전에 따른 양적 성장을 막기 힘들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의 7월 중 원외처방 매출 증가율은 8.1%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졌으며 상반기 건강보험 약품비 지출액도 4조원을 웃돌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17%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인구가 늘고 진료 비율도 높아지면서 제약사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어떤 종목 살까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시장이 대형사 및 특화된 전문 제약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되고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기간 연장 등이 도입되면중소형사의 경우 경쟁력 상실로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등 자체 기술력을 갖추고 해외 판로 개척이 가능한 대형사를 추천하는 증권사들이 많다.

또 골다공증 등 특화된 분야에 강점을 가진 유유나 환인제약 등도 생존능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일반의약품과 오리지널 품목,수출분야 모두에 강점을 지닌 업체로는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라며 "일반의약품과 오리지널에 강한 동아제약,수출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LG생명과학과 한미약품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희정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률이 높아 비용감내 능력이 뛰어난 종근당과 제너릭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정책 리스크가 적은 대웅제약이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중외제약보령제약 유유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