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설비업체인 성도이엔지는 내년에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반도체 배관시스템 시장을 집중 공략,매년 외형을 불렸고 꾸준히 영업이익도 내왔다.

하지만 시장에선 시가총액이 잉여금과 보유부동산 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소외돼있는 실정이다.

서인수 사장(52)은 30일 "국내시장의 안정성과 해외시장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며 "주가는 지금의 두 배 정도는 돼야 적정하다"고 말했다.

◆ 해외 자회사가 신성장 동력

성도이엔지는 반도체나 LCD 제조에 들어가는 가스 케미컬(화학약품) 등을 원할히 공급할 수 있도록 배관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일종의 제조서비스업체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양이엔지와 사실상 국내 배관시스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동안 이 회사의 실적은 반도체업체의 설비투자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성도이엔지는 이 같은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1990년대 후반 대형 건설사와 손잡고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성장성 확보를 위해 반도체 투자가 잇따른 중국 폴란드 대만 같은 신흥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적극적인 수주 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해 중국 현지법인에서 300억원가량의 매출이 기대되는 등 해외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관시스템 구축이 필수인 바이오 제약같은 틈새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반도체 LCD 플랜트 부문 비중이 각각 3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잘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가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15라인과 LCD 8세대라인 투자,하이닉스의 메모리라인 증설 및 8인치 팹 중국 이전,LG필립스LCD의 5.5세대 투자 등이 실적에 긍정적 요소다.

회사측은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19.7% 증가한 1230억원,순이익은 21.8% 늘어난 11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자산가치에 못미치는 주가

성도이엔지는 전문건설 업종으로 분류된 데다 성장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 사장은 "주변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변화를 시도하다 고전한 사례를 수없이 봐왔다"며 "내실을 다지면서 전문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 및 자본 잉여금은 320억원에 달한다.

올 연말에는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삼성동 본사 등 보유부동산 가치만도 150억원을 크게 웃돌지만 시가총액은 400억원을 밑돌 정도로 주가가 크게 할인됐다는 지적이다.

배당은 지난해 주당 120원을 실시했으며 배당성향은 16% 선이었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 이상의 배당을 계획 중이며 하반기에는 기업설명회(IR) 활동도 재개,기업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