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 "이젠 '교육의 定石'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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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고교시절을 보낸 세대부터 요즘 고교생까지 책꽂이에 으레 한 권씩 꽂혀 있게 마련인 '수학의 정석'.우리나라에서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이 책이 31일 발행 40주년을 맞는다.
30살 한창 나이에 이 책을 완성한 저자는 올해 고희를 맞았다.
저자인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성지출판사 회장)에게 '정석'은 자식 같은 존재다.
요즘도 밤새워 새로운 수학문제 만드는 게 취미라는 홍 이사장은 "이 책은 내가 죽는 날까지 고치고 다듬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나이 27세 때(1963년) '정석'을 쓰기 시작,3년 뒤인 1966년 8월31일 첫 선을 보였다.
중학교 때 가세가 기울면서 어렵게 중·고등학교를 마친 홍 이사장은 서울대 수학과에 진학,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버는 고학(苦學) 시절을 보냈다.
졸업 후 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학원 강단에 서게 된 그는 대학시절 쌓은 노하우에다 광화문 외국서적 판매점을 뒤져 좋은 수학참고서를 위한 아이디어를 보탰다.
강의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과 일류 강사로 성공하자면 저서 한 권쯤은 있어야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책 제목 '정석'은 당시 최고 인기였던 바둑의 정석에서 따왔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납니다.
스물일곱살짜리가 뭘 안다고 책을 씁니까.
그렇지만 그때 서두르지 않았다면 용기가 없어 영원히 책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정석'은 출간 첫해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3만5000여권이 팔려나가 홍 이사장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후 '정석'은 고교 수학참고서의 바이블로 통하며 현재까지 모두 3700만권 정도 팔려나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성지출판사 추계).한 줄로 쌓아올리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8853.5m)을 125개나 포갠 높이다.
가장 많이 팔릴 때는 한 해 180여만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석'의 성공과 함께 홍 이사장에게는 부(富)도 찾아왔다.
책을 팔아 모은 돈으로 전주에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를 설립,1981년에 문을 열었다.
그가 학교를 설립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사무실에 찾아오던 불청객들 때문이었다.
책을 써서 큰돈을 모았다는 소문이 돌자 리어커 한 대만 사달라는 사람부터 사업을 도와달라는 사람까지 손을 벌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차분히 일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좋은 곳에 써보자는 뜻으로 생각한 것이 사립학교였습니다.
고향에서 달랑 가방 하나 들고 상경했던 내가 학교를 짓고 나니 감개무량했습니다." 1995년에는 40억원을 들여 모교인 서울대에 상산수리과학연구동을 지어 기증했다.
교육부에서 대학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라는 권유를 받은 적도 있지만 거절했다.
고교 참고서로 부를 쌓았으니 고교에 환원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유혹은 정치였다.
1985년 2·12 총선 당시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씨 등이 신민당을 재건하고 국회의원 전국구 1번을 제의해왔지만 고민 끝에 거절했다.
"내가 정치를 안한 것은 '정석' 때문이었죠.내가 정치권으로 가면 책 쓸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는 지금도 정치를 안 한 게 참 잘한 결정이라고 확신했다.
홍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 40주년 기념일을 조촐하게 보내기로 했다. 대신 그는 "나라의 힘은 우수한 교육에서 나온다"며 "'수학의 정석'을 바탕으로 '교육의 정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30살 한창 나이에 이 책을 완성한 저자는 올해 고희를 맞았다.
저자인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성지출판사 회장)에게 '정석'은 자식 같은 존재다.
요즘도 밤새워 새로운 수학문제 만드는 게 취미라는 홍 이사장은 "이 책은 내가 죽는 날까지 고치고 다듬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나이 27세 때(1963년) '정석'을 쓰기 시작,3년 뒤인 1966년 8월31일 첫 선을 보였다.
중학교 때 가세가 기울면서 어렵게 중·고등학교를 마친 홍 이사장은 서울대 수학과에 진학,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버는 고학(苦學) 시절을 보냈다.
졸업 후 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학원 강단에 서게 된 그는 대학시절 쌓은 노하우에다 광화문 외국서적 판매점을 뒤져 좋은 수학참고서를 위한 아이디어를 보탰다.
강의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과 일류 강사로 성공하자면 저서 한 권쯤은 있어야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책 제목 '정석'은 당시 최고 인기였던 바둑의 정석에서 따왔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납니다.
스물일곱살짜리가 뭘 안다고 책을 씁니까.
그렇지만 그때 서두르지 않았다면 용기가 없어 영원히 책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정석'은 출간 첫해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3만5000여권이 팔려나가 홍 이사장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후 '정석'은 고교 수학참고서의 바이블로 통하며 현재까지 모두 3700만권 정도 팔려나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성지출판사 추계).한 줄로 쌓아올리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8853.5m)을 125개나 포갠 높이다.
가장 많이 팔릴 때는 한 해 180여만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석'의 성공과 함께 홍 이사장에게는 부(富)도 찾아왔다.
책을 팔아 모은 돈으로 전주에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를 설립,1981년에 문을 열었다.
그가 학교를 설립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사무실에 찾아오던 불청객들 때문이었다.
책을 써서 큰돈을 모았다는 소문이 돌자 리어커 한 대만 사달라는 사람부터 사업을 도와달라는 사람까지 손을 벌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차분히 일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좋은 곳에 써보자는 뜻으로 생각한 것이 사립학교였습니다.
고향에서 달랑 가방 하나 들고 상경했던 내가 학교를 짓고 나니 감개무량했습니다." 1995년에는 40억원을 들여 모교인 서울대에 상산수리과학연구동을 지어 기증했다.
교육부에서 대학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라는 권유를 받은 적도 있지만 거절했다.
고교 참고서로 부를 쌓았으니 고교에 환원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유혹은 정치였다.
1985년 2·12 총선 당시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씨 등이 신민당을 재건하고 국회의원 전국구 1번을 제의해왔지만 고민 끝에 거절했다.
"내가 정치를 안한 것은 '정석' 때문이었죠.내가 정치권으로 가면 책 쓸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는 지금도 정치를 안 한 게 참 잘한 결정이라고 확신했다.
홍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 40주년 기념일을 조촐하게 보내기로 했다. 대신 그는 "나라의 힘은 우수한 교육에서 나온다"며 "'수학의 정석'을 바탕으로 '교육의 정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