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첨단통신 서비스로 불리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방식),TV포털은 지금 어느 수준일까.

최근 상용화를 시작한 이 서비스들은 거창한 광고문구답게 우리를 장밋빛 유비쿼터스 라이프로 인도해줄까.

시작은 요란했으나 아직 실적은 미미한 이들 차세대 서비스는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까.

분명 앞길은 장밋빛이지만 갈길이 멀다.

3개 서비스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지지부진한 와이브로

삼성전자 주도로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최근 통신 종주국 미국에도 진출한 차세대 통신기술 와이브로(휴대인터넷).지난 6월30일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60일이 지난 지금까지 지지부진하다.

현재 가입자가 KT는 325명,SK텔레콤은 11명에 지나지 않는다.

'무선 광역통신망(Wireless Broadband)'의 약자인 와이브로(WiBro)는 달리는 자동차나 지하철 거리 사무실,심지어 산꼭대기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찾거나 주식거래 홈쇼핑 인터넷전화 영상회의 방송시청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을 지녔지만 기존 통신 서비스 수요를 잠식한다는 단점 때문에 서비스 활성화가 늦어지고 있다.

와이브로에 인터넷전화 기능까지 도입하면 기존 휴대폰과 유선시장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돼 기존 사업자들은 조기활성화에 소극적이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와이브로 단말기가 노트북PC로 국한돼 있는 것도 이런 구조탓이다.

아직 와이브로폰이 나와있지 않다.

와이브로를 이용하기 위해 노트북에 꽂아야 하는 카드가격이 비싼 것도 흠이다.

가격이 30만원 전후로 웬만한 휴대폰값이다.

월 1만6000원 내지 3만원인 요금도 이용자에게 큰 부담이다.

◆서비스 확대하는 HSDPA

와이브로와 달리 HSDPA는 통신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가입자 유치에도 경쟁적이다.

SK텔레콤은 5월 말 HSDPA를 상용화해 지금까지 단말기 3만7000대를 팔았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사업초기라는 점,아직 전국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정액제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단말기가 각각 한 모델씩 나왔으며 SK텔레콤은 연말까지 4∼5종이 추가로 더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8월 말까지 48개 도시로 서비스가 확대된 뒤 10월 말에는 전국 84개 도시에서 HSDPA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6월30일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KTF의 발걸음도 빠르다.

KTF는 현재 수도권,6대 광역시 및 주요 도시 등 전국 50개 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KTF는 연말까지 84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TF 관계자는 "HSDPA 서비스는 향후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기술"이라며 "연말까지 25개국으로 확대되는 등 글로벌 시장 규모도 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단말기와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HSDPA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하나의 단말기로 영상통화는 물론 고속의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글로벌 로밍도 훨씬 용이하다.

와이브로가 고속 데이터 전송에 가장 효율적인 반면 HSDPA는 통화 서비스를 위주로 하고 있으며 데이터 다운로드에서는 빠른 속도가 가능하다.

◆하나TV 순항중

하나로텔레콤이 지난달 24일 시작한 하나TV는 초고속인터넷망과 IP 셋톱박스를 통해 TV로 영화 드라마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국내 유선 통신업체 중 최초로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전화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서비스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고화질로 보지 못했던 TV 프로그램을 볼수 있고 내 맘대로 시간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출시한 지 2주 만에 3만5000명이 가입하는 등 초기 가입자 측면에선 순항을 보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측은 연말까지 25만명의 사용자를,내년말까지 1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TV는 월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요금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장점으로 초기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최신 영화나 방송 콘텐츠를 비롯한 프리미엄급 콘텐츠 부문에선 여전히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

기술은 거창하지만 콘텐츠의 다양성과 편의성 요금 등의 핵심 부분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