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의 정리해고와 임금지급 거부 방침에 노조가 '옥쇄파업'으로 맞서면서 파국 위기로 치달았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쌍용차는 근로자 임금 및 협력업체 대금을 정상 지급키로 했고 노조는 28일부터 옥쇄파업을 풀고 정상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쌍용차 노조는 25일 오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시켰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이날 평택공장에서 26차 본교섭을 열고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임금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로써 노조가 지난 16일 평택공장의 출입문을 걸어잠그는 옥쇄파업에 들어간 지 9일 만에 쌍용차 분규가 해결됐다.

7월14일 부분파업을 시작한 이후 40여일 만이다.

이날 교섭에서 노조측은 실적악화 등 경영난을 감안,올해 임금 및 수당을 동결하자는 회사측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2년간 체육대회 지원,근로자 포상,장기근속자 건강검진 등의 복지 혜택을 중단하는 데도 동의했다.

대신 회사측은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계획을 철회,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키로 했다.

또 오는 2009년까지 4년간 신규 차종(W200 C200 Y300)과 신엔진 개발,영업 및 AS 네트워크 확충 등에 매년 3000억원씩,총 1조2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투자 집행과 기술프로젝트에 대한 부분은 분기별로 노조와 논의키로 했다.

이 회사 노사는 이와 함께 고용 유지를 위해 효율적이고 유연한 생산체제를 구축,고객의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로 했다.

회사 측은 특히 정규직의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여유인력 및 희망퇴직에 따른 라인별 인력운영 계획을 일임받아 어느 정도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현재 3개의 생산라인에서 뉴체어맨-로디우스,렉스턴-액티언,카이런-액티언스포츠 등 2개씩의 차종을 생산하는 데 미리 정해진 생산비율에 관계없이 잘 팔리는 차종의 생산인력을 늘리기로 해 사실상 전환배치가 가능토록 했다.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맡았던 병원 식당 등 각종 업체 선정과 관련된 업무를 회사측이 위임받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공정한 조직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 수준의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확립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앞으로 노사간 협의를 통해 불합리한 관행을 지속적으로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던 GM대우가 지난 23일 수정된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쌍용차 파업 사태도 마무리돼 올해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은 현재 부분파업 중인 기아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끝이 났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