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스피드의 충돌, 방향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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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秉柱 < 서강대 명예교수·경제학 >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여름 끝자락의 더위는 계절의 변화 앞에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지만 사람들 가슴속 불덩이는 계절이 바뀌어도 쉬이 삭지 않을 듯하다.
정권 초에 으레 청렴·참신을 위장하던 정권 핵심이 정권 말이면 골수에서부터 부패하면서 독기 서린 공기가 분출돼 온 나라를 오염시킨다.
가느다란 실에 매달린 칼날처럼 북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위협을 머리 위에 아슬아슬 이고 살면서도 이를 애써 부인하는 정부가 벌인 작전통제권과 주권,바다이야기와 소득 양극화,코드인사 공직 앉히기 등의 문제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7)의 전작(前作) '미래의 충격'과 '제3의 물결'은 자국인 미국에서 보다 고도성장궤도를 달리는 개도국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최신작 '혁명적 부(富)' 역시 요즘 잘 나가는 중국과 인도에서 벌써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있다.
과거사 챙기느라 분주한 서울의 현정부 지도층에 독자를 기대할 수 없겠지만,일본·중국·동남아 정치 지도자 중에는 그의 애독자들이 수두룩하다.
미래학을 허황되다 내치기 쉽지만 곱씹어볼 내용도 없지 않다.
새 책은 권력의 집중이 아니라 권력이 분산되는 쪽으로 변모하는 미래사회를 주제로 다룬다.
새로운 기술 발전의 결과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한데 뭉쳐지는 '생산소비자'(프로슈머,prosumer) 사회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확대에 힘입어 생산자인 기업이 담당하던 종래의 일거리 일부를 소비자가 스스로 넘겨받아 시간절약·비용절감·편의증진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예컨대 조만간 10억 이상에 이르는 세계 6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나노기술의 혜택으로 진단에서 치료에 이르기까지 병원 의사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 의료 전단시스템에 변혁이 예견되고 있다.
오늘날의 부(富)는 어디서나(글로벌리제이션),일반 장소가 아닌 곳에서(사이버공간) 그리고 지구밖 1만2000마일(지구위치추적위성 GPS)에서 창조된다.
신작(新作) 소개문을 읽어보면 '제3의 물결' 등 전작에서의 주제가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가는 기술과 뒤처지는 철학(생각·제도·구조) 사이에 마찰이 빚어진다.
제1물결의 농업사회와 제3물결의 지식사회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한 나라 내부의 갈등이 첨예화된다.
농촌문제가 심각한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개도국 대다수가 겪은 고통을 토플러는 신작에서 '스피드의 충돌'로 묘사하고 있다.
스피드의 충돌은 미국에도 있다.
그는 특히 미국 교육제도를 개탄한다.
기업에서는 시속 100마일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규격화된 교육 때문에 교육기관들은 시속 10마일짜리 청소년을 양성하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것은 세계 일류대학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물며 전교조와 평준화 교육 때문에 마비된 한국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토플러 책을 읽다 보면 짜증을 넘어 불현듯 분개마저 느끼게 된다.
지금 서울에서는 스피드의 충돌을 넘어서 방향의 충돌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유린의 한계를 넘어 인권말살의 북한 정권을 흠모하는 세력이 드러내놓고 선군 정치를 찬양 고무하고 있다.
1세기 전 주권상실을 초래한 한반도의 지정학을 망각하고 작통권과 주권 논의를 떠벌리고 있다.
소득양극화를 없앤다는 정부가 서민들 주머니 터는 도박공화국을 만들었다.
그러고도 철면피는 제 잘못을 모른다.
국민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속도의 빠르고 느림에만 차이가 있다면 속도조절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방향의 동서남북이 다르다면 앞날은 분열과 파탄뿐이다.
역사 흐름을 거슬러가면서 '진보'를 참칭하는 자들에게 계속 국정의 고삐를 내맡길 수 없다.
한때 권위주의 정권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방향만은 옳다고 한국을 칭찬하던 토플러가 오늘날에는 어떤 평가를 매길지는 불문가지다.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여름 끝자락의 더위는 계절의 변화 앞에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지만 사람들 가슴속 불덩이는 계절이 바뀌어도 쉬이 삭지 않을 듯하다.
정권 초에 으레 청렴·참신을 위장하던 정권 핵심이 정권 말이면 골수에서부터 부패하면서 독기 서린 공기가 분출돼 온 나라를 오염시킨다.
가느다란 실에 매달린 칼날처럼 북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위협을 머리 위에 아슬아슬 이고 살면서도 이를 애써 부인하는 정부가 벌인 작전통제권과 주권,바다이야기와 소득 양극화,코드인사 공직 앉히기 등의 문제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7)의 전작(前作) '미래의 충격'과 '제3의 물결'은 자국인 미국에서 보다 고도성장궤도를 달리는 개도국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최신작 '혁명적 부(富)' 역시 요즘 잘 나가는 중국과 인도에서 벌써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있다.
과거사 챙기느라 분주한 서울의 현정부 지도층에 독자를 기대할 수 없겠지만,일본·중국·동남아 정치 지도자 중에는 그의 애독자들이 수두룩하다.
미래학을 허황되다 내치기 쉽지만 곱씹어볼 내용도 없지 않다.
새 책은 권력의 집중이 아니라 권력이 분산되는 쪽으로 변모하는 미래사회를 주제로 다룬다.
새로운 기술 발전의 결과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한데 뭉쳐지는 '생산소비자'(프로슈머,prosumer) 사회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확대에 힘입어 생산자인 기업이 담당하던 종래의 일거리 일부를 소비자가 스스로 넘겨받아 시간절약·비용절감·편의증진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예컨대 조만간 10억 이상에 이르는 세계 6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나노기술의 혜택으로 진단에서 치료에 이르기까지 병원 의사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 의료 전단시스템에 변혁이 예견되고 있다.
오늘날의 부(富)는 어디서나(글로벌리제이션),일반 장소가 아닌 곳에서(사이버공간) 그리고 지구밖 1만2000마일(지구위치추적위성 GPS)에서 창조된다.
신작(新作) 소개문을 읽어보면 '제3의 물결' 등 전작에서의 주제가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가는 기술과 뒤처지는 철학(생각·제도·구조) 사이에 마찰이 빚어진다.
제1물결의 농업사회와 제3물결의 지식사회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한 나라 내부의 갈등이 첨예화된다.
농촌문제가 심각한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개도국 대다수가 겪은 고통을 토플러는 신작에서 '스피드의 충돌'로 묘사하고 있다.
스피드의 충돌은 미국에도 있다.
그는 특히 미국 교육제도를 개탄한다.
기업에서는 시속 100마일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규격화된 교육 때문에 교육기관들은 시속 10마일짜리 청소년을 양성하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것은 세계 일류대학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물며 전교조와 평준화 교육 때문에 마비된 한국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토플러 책을 읽다 보면 짜증을 넘어 불현듯 분개마저 느끼게 된다.
지금 서울에서는 스피드의 충돌을 넘어서 방향의 충돌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유린의 한계를 넘어 인권말살의 북한 정권을 흠모하는 세력이 드러내놓고 선군 정치를 찬양 고무하고 있다.
1세기 전 주권상실을 초래한 한반도의 지정학을 망각하고 작통권과 주권 논의를 떠벌리고 있다.
소득양극화를 없앤다는 정부가 서민들 주머니 터는 도박공화국을 만들었다.
그러고도 철면피는 제 잘못을 모른다.
국민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속도의 빠르고 느림에만 차이가 있다면 속도조절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방향의 동서남북이 다르다면 앞날은 분열과 파탄뿐이다.
역사 흐름을 거슬러가면서 '진보'를 참칭하는 자들에게 계속 국정의 고삐를 내맡길 수 없다.
한때 권위주의 정권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방향만은 옳다고 한국을 칭찬하던 토플러가 오늘날에는 어떤 평가를 매길지는 불문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