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과 美 증시 하락 등 증시 외부환경이 녹녹치 않은 상황에서 전일 국내 증시가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하며 1330선에 안착했다. 그러나 최근 지수 상승이 외국인 선물 매매와 이에 따른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매수 차익잔고도 부담스러운 수준에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3일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6천 계약 이상을 사들이면서 순매도 하루만에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으며 이로 인해 이들의 선물 누적 포지션은 다시 2만2000계약을 넘어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이 통상적인 한계 수준으로 여겨지는 2만 계약을 넘어섰던 것은 지난 4월에도 발생했던 현상이며 당시 이들의 선물 포지션은 2만7000 계약까지 누적됐고 코스피 지수도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는 오버 슈팅을 보인 바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인플레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고 낸드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IT업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환경도 최근과 유사한 사항.

이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이 선물 매수, 매도를 반복하면서 다시 투기적인 모습을 띄고 있고 지난달 중순 6천억원에 불과했던 매수차익잔고가 2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전일 지수 상승에 기여한 상위 5걸이 SK네트웍스 국민은행 POSCO 한국전력 기아차 등이 모두 非 IT주들이라면서 순환 상승 패턴의 한계는 감안할 수 있지만 잘 나가던 I주의 뒷걸음질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 초 국내 산업활동과 연준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펀더멘털적인 요인이 시장의 중심을 잡기 전까지 지수 흐름은 외국인 선물 포지션과 이에 따른 차익매매에 철저히 의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수준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지수 반등의 주역이 프로그램이었고 높은 매수차익잔고는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보다 매도 압력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청산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베이시스의 안정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장원준 기자 ch100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