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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건교부-서울시 '不信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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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술에 배 부를 수 있나요. 하지만 쉽지 않네요."

    22일 오후 1시40분께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오세훈 서울시장이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용산 민족·역사공원' 조성을 둘러싸고 빚어진 중앙 정부와 서울시간 갈등을 풀기 위해 마련됐다.

    건교부가 제시한 '용산공원 특별법'에 대해 서울시가 "하자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자 24일 '용산 국가공원 비전 선포식을 앞둔 중앙 정부로서는 문제 해결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두 기관의 마찰 배경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용산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비게 될 자연녹지 81만여평을 후대에 물려줄 그럴 듯한 공원으로 만들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건교부가 최근 용산공원 특별법에 '건교부 장관이 직권으로 용산공원에 대해 용도지역 변경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14조)을 삽입,입법예고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용도지역 변경 조항으로 인해 용산공원 안까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가능성이 생기게 되고 자칫 용산공원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14조의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용산공원을 효율적으로 조성하자는 목적이지 용산공원을 훼손할 의도가 없다"고 맞서는 양상이 이어졌다.

    이날 회동에서도 건교부와 서울시 핵심관계자 10명이 100분 동안이나 머리를 맞댔지만 같은 주장만 반복됐다.

    오 시장은 "14조를 없애고 81만평 모두를 공원지역으로 확정한다면 공원조성비용 분담을 포함한 모든 사안에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추 장관은 "14조는 공원을 더 잘 만들기 위한 조치"라며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이렇게 입장 차이가 클 줄은 몰랐다"고 한숨지었다.

    결국 24일 용산공원 비전선포식에 오 시장은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입장을 관철시키는 방법으로 대체입법안을 제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간 깊어진 불신의 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철수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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