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유명 브랜드 청바지·청재킷 등 진(jean) 의류 제품만을 모아 놓은 편집 매장 '데님 바(Denym bar)'가 인기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올초 문을 연 데님 바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선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청바지 브랜드를 발빠르게 수입,리바이스 게스 캘빈클라인 등 기존 3대 청바지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낀 서울 강남권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는 것.

22일 삼성패션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데님 바는 백화점 편집 매장 중 매출 1위(4월 말 기준)를 달리고 있다.

8월 들어서도 데님 바는 하루 평균 1200만원의 매출을 기록,롯데백화점 본점의 수입 진 편집 매장(350만원)과 신세계백화점 청바지 편집매장 블루핏(600만~800만원)의 매출을 크게 앞서고 있다.

'편집 매장'이란 기존 브랜드별 입점 매장과는 달리 백화점이 직접 여러 브랜드 제품을 품목별로 사 모아 한 장소에서 판매하는 방식의 매장을 말한다.

다량 수입이 불가능한 외국 브랜드의 다품목 소량 판매가 가능하고 마진율이 높아 각 대형 백화점들은 최근 편집 매장을 늘리는 추세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데님 바의 인기 비결에 대해 △국내엔 아직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고 △트렌디한 아이템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 서울 강남의 개성파 고객을 사로잡은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데님 바에 들어와 있는 브랜드는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영국 호주 독일 등 7개국 40여종에 이른다.

이 중에는 '세븐 포 올 맨카인드''시티즌 오브 휴머니티''트루 릴리전''허드슨''록 앤 리퍼블릭' 등 외국에서는 유명하지만 한국에 아직 직접 진출해 있지 않은 브랜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록 앤 리퍼블릭의 '빅토리아 베컴 진'은 청바지 한 벌 가격이 49만8000원에 이르지만 한 달에 100벌 넘게 팔려나갈 만큼 인기가 있다.

트루 릴리전의 '조이' 라인(27만9000~72만8000원)과 허드슨의 '트라이앵글 포켓 청바지'(28만8000~39만8000원) 등도 팔림세가 좋은 상품들이다.

세븐 포 올 맨카인드의 경우엔 마니아들 사이에 '세븐 진'이라고 불리며 인터넷에 동호회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특색 있는 디자인의 상품이 많은 것도 데님 바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보통 청바지 브랜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베이직 아이템(유행을 잘 타지 않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제품)과 트렌디 아이템(형태와 디테일에 변화를 준 제품)의 구성비가 7 대 3 정도다.

하지만 데님 바는 트렌디 아이템의 구성비를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베이직 아이템의 경우에도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은 2주를 넘기지 않고 바로 교체한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