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게임 열풍에는 갈팡질팡한 정책도 한 몫을 했다.

문화관광부가 2004년 12월에 개정한 경품취급기준고시(경품고시)와 2005년 들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마련한 게임물 등급분류 세부기준,수시로 개정한 경품용 상품권제도 등에서 허점이 노출되면서 전국에 아케이드 게임장이 확산됐다.

영등위는 게임물 심의를 시작한 2000년부터 수시로 관련 규정을 고쳤다.

특히 2004년 카드게임류의 1회 투입금액을 200원에서 500원으로,경마게임의 구역당 베팅 금액을 1000원에서 2500원으로 높여 사행성 게임 확산의 원인을 제공했다.

오락가락한 경품 고시도 문제였다.

문광부는 2005년 초 상품권 인증제도를 도입했지만 인증 절차가 확립되지 않아 불법 상품권(일명 딱지 상품권)이 범람하자 지난해 7월 지정제를 도입했다.

게임산업개발원장이 지정하고 지급보증기관이 보증한 상품권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면서 불법이 판치기 시작했다.

성인 게임장에 있는 게임기는 대개 프로그램과 상품권 배출기가 일체로 되어 있다.

상품권 제도가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바뀌어 게임기가 고철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자 업자들이 너도나도 딱지 상품권으로 불법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도박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품용 상품권은 지정제 이후 계속 늘어 2005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누적발행량이 2350만장에 달했고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9261만원이나 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