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91)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 삽화가다.

스물세 살 때인 1938년 '호박 달빛'을 낸 이래 지금까지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100권 이상의 책에 삽화를 그렸다.

직접 쓰고 그린 동화책도 20여권이나 되고 수채화 같은 그의 그림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카드나 엽서로 사용될 만큼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 할머니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동화 같은 삶이다.

1971년부터 버몬트주의 시골에 30만평의 묵은 감자밭을 사들여 그의 동화책 제목과도 같은 '비밀의 화원'을 가꾸며 살고 있다.

그녀가 쓴 자전 에세이 '행복한 사람,타샤 튜더'와 원예가인 토바 마틴과 함께 쓴 '타샤의 정원'(공경희 옮김,윌북)에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정감 어린 사계절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타샤 튜더는 드넓은 대지에 정원을 가꾸며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필요한 물건들은 가급적 손수 만들어 쓴다.

직접 기른 아마로 실을 잣고 천을 짜며 염소의 젖으로 버터와 치즈를 만든다.

과일과 채소도 길러서 먹고 장작 스토브로 요리를 한다.

밤이면 촛불 아래에서 자신이 키우는 꽃과 동물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위해 인형극을 공연한다.

"전생에 1830년대 살았던 것 같다"는 그녀는 19세기식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쓴다.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 할머니는 이렇게 강조한다.

"세상의 우울함은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뒤,우리의 손이 닿는 곳에 기쁨이 있습니다.

기쁨을 누리십시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