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서울은 그 중심부에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주변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의 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세계 어느 유명도시 못지않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시내 조망명소 50곳을 선정,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조망명소는 각 지역별로 주민들의 추천을 받은 168개소 중 산 한강 하천 공원 등 대표성을 가진 50곳을 추려낸 것. 선정기준은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든지 관람할 수 있는 개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따라서 선정된 조망명소의 대부분이 공공용지 및 공공건물이고, 개인건물의 경우엔 소유주의 동의가 가능한 곳이 최종 낙점됐다.

이들 조망명소는 앞으로 조망데크 산책로 휴식처 간이운동시설 등이 설치돼 시민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조망명소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무래도 시야가 넓은 산꼭대기나 능선 혹은 중턱이 33곳으로 가장 많다.

성동구 응봉산 팔각정에 서면 서울숲이 눈 앞에 펼쳐진다.

주변에 있는 한강다리도 6개나 보인다.

멋진 일출과 함께 중랑천 철새가 내려다 보이고,특히 봄철이면 응봉산에 피어나는 개나리꽃이 장관을 이룬다.

종로구 북악 팔각정에서는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남산과 서울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인왕산 청운지구도 추천할 만하다.

용산구 한남동 매봉산에서는 타워호텔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남산도시자연공원,북쪽으로는 북악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서울 서북지역의 수려한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중구 신당동 금호산지역 산책로는 생활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계절에 따른 경치 변화가 아름다워 인기가 높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 위해 꼭 산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호수의 수변 경관이 일품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매직아일랜드나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의 선유교에서는 평지에서도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조망명소 50곳 중 이런 곳이 14군데에 이른다.

조망이 좋은 건물 옥상도 꽤 많다.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9층 하늘공원에 서면 한강과 광진구 일대 도시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도봉구청 옥상에는 중랑천과 도시경관을 감상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강서구 가양동 허준박물관 옥상에서도 한강과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달까지 이들 조망명소로 가는 길을 정비할 예정이다.

또 시야를 방해하는 나무 등도 가급적 정리할 방침이다.

이춘희 서울시 푸른도시국 조경과장은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여 50곳을 추가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