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의 절반이 개발이 지연되는 등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1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산업교역형으로 무안,지식기반형으로 원주와 충주 그리고 관광레저형으로 태안과 해남ㆍ영암,무주 등 6곳을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기업도시는 민간기업이 토지수용권을 갖고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자급자족형 복합기능 도시로 일본의 도요타시가 모델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지리적으로 거리가 먼 무주,무안,해남ㆍ영암 등 세 곳은 재원 부족과 지역주민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전선이 단독 개발하는 무주는 사업지 내 주민 140여가구의 반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주민들이 골프장 위주의 기업도시 건설을 반대하고 있고 토지 보상가 등을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당초 146홀 수준이던 골프장을 대폭 축소키로 했으며 주민 대표들과 보상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무안은 이달 말까지 개발계획 승인을 신청해야 하는 데도 아직 기업도시에 참여할 기업을 찾지 못한 상태다.

무안은 지난해 말 무안기업도시개발과 한중국제산업단지개발 등 2개의 특수목적 법인(SPC)을 설립해 출자금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한중산업단지개발은 출자 목표액(1540억원) 중 20억원밖에 조달하지 못했다.

무안기업도시개발도 출자 목표액(1400억원)의 13%가 조금 넘는 171억원만 모집했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일괄 개발에서 단계적 개발로 방향을 바꿨으며 무안도시개발이 맡은 지역부터 기업도시를 건설하기로 했다.

해남ㆍ영암의 경우 전체 사업부지(1000만평)의 절반을 개발하는 전남개발 컨소시엄이 지난 5월까지 출자금 50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출자자가 없어 다음 달로 모집 기간을 연장했다.

또 한국농촌공사로부터 사업대상 부지를 매수해야 하는데 가격과 시기에 의견차가 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건교부는 일부 기업도시들의 사업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개발전담법인에 BBB 이하의 신용등급 기업도 출자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키로 하는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반면 태안 원주 충주 등의 기업도시는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개발하는 태안은 지난 5월 개발계획 승인 신청을 마쳤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골프장,가족형 테마파크,청소년 문화체육시설,생명공학 연구단지,영상촬영단지,실버타운,웰빙병원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원주는 당초 예정보다 한 달 늦은 다음 달 개발계획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다.

원주는 지역 6개 대학컨소시엄이 연구단지 조성 의사를 밝힘에 따라 개발 면적을 기존(100만평)보다 50만~60만평 확대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충주도 계획보다 한 달 늦은 9월에 개발계획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지만 포스코건설 대한주택공사 등 자금력 있는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교부 복합도시기획팀 관계자는 "일부 기업도시의 경우 참여기업이 없어 개발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도시의 촉진을 위해 참여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시행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