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됐다.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원·달러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의 부담으로 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속출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시장을 놀라게 하는 실적을 내놓은 종목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턴 어라운드 추세가 뚜렷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우선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실적개선 종목부터 '찜'

1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176개 주요 기업의 2분기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늘었다.

시장 전망치(7.0%)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순이익은 12.3% 감소해 시장 예상치(-4.9%)를 크게 밑돌았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을 비롯한 유틸리티 섹터의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72.3% 급감했다"며 "유가 등 비용 부담이 늘면서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2분기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그러나 원·달러 환율 상승,유가 안정 등 대외 변수가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최혁진 대우증권 연구원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실적이 더 좋을 전망이고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호전 종목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상반기 실적 개선 기업들로 △1분기 및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한 데이콤 SBS 신세계건설 제일기획 동아제약 한미약품 KT&G 현대모비스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 △2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흑자로 돌아선 대경기계 대한전선과 이익규모가 급증한 풍산 한미반도체 국도화학 계양전기 GS 고덴시 등을 꼽았다.

◆ 저평가 매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 종목의 EPS(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EPS 증가율이 높으면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에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대신증권은 PER가 낮고 EPS 증가율이 두자릿수 이상인 9개 종목을 하반기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화승알앤에이의 경우 EPS 증가율은 108.8%에 이르고 PER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5.2배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대표 종목으로 꼽혔다.

STX 금호전기 금호산업 대한항공 세종산업 등도 EPS증가율이 50∼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PER는 4∼6배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종목으로 분류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