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하나로텔레콤 TV포털 서비스 '하나TV'를 둘러싼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지난 11일 하나TV를 일종의 방송 서비스로 보고 하나로텔레콤을 불법 방송사업자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자 하나로텔레콤이 맞대응하겠다고 나섰다.

하나로텔레콤은 14일 케이블TV방송협회가 자사를 고발할 경우 무고죄,업무방해죄,신용훼손죄,명예훼손죄 등의 사유로 검찰에 맞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TV방송협회가 하나TV를 방송법 적용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협회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하나TV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인 만큼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날 하나TV 서비스가 방송이라는 협회측 주장에 대해 "기획,편성,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방송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방송과 통신을 구별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편성' 문제에서 하나TV에는 재생될 콘텐츠의 종류,내용,분량,배열을 모두 이용자가 정하거나 통제하므로 '편성'의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하나로텔레콤 주장이다.

또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초고속인터넷의 부가통신 서비스로 정보통신부에 약관을 신고한 서비스인 만큼 방송 서비스에 따른 규제가 아니라 담당 부처인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통부와 방송위원회는 16일 오전 정통부 14층 회의실에서 노준형 정통부 장관,이상희 방송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정책협의회를 열고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한 협력협정서'를 체결한다.

정통부와 방송위는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인터넷TV(IPTV) 공동 시범사업과 두 기관 간 인력 교류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