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주가 이번에는 재기에 성공할까.

연초 '반짝 강세'로 끝나버린 테크주들이 최근 다시 선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관들도 IT 관련 우량주들을 포트폴리오에 채워넣느라 바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월 저점대비 8.6% 상승에 그쳤지만 IT 관련주들의 성적은 이보다 훨씬 좋다.

삼성전기가 33% 오른 것을 비롯,삼성SDI(34%) 하이닉스(25%) LG필립스LCD(28%) LG전자(21%) 등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7.7% 상승에 그쳐 유일하게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IT업종의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 6월 중순 역사적 저점인 23.4%에서 최근 24.4%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IT 업황이 바닥을 통과 중인 것은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본격 회복시기가 4분기가 될지,아니면 내년 1분기가 될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 바닥 지난 IT업황

D램과 플래시메모리 출하량은 이미 지난 3,4월을 기점으로 확장세로 돌아섰고 가격 하락도 거의 멈췄다. 박소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출하 증가율과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이 거의 일치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출하량 회복은 IT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도 이달 들어 상승 반전되고 있다. 2005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3∼4분기가 전통적으로 IT 업황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휴대폰은 아직 대부분 고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으며 LG전자도 3분기에는 적자를 탈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1일 "아시아 테크주식의 랠리가 점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투자심리 호전 △바닥에 도달한 수익 모멘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물론 일각에선 IT 최대 수요처인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아직 본격 회복을 기대하긴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 기관의 IT주 집중 매수

IT업황 회복에는 기관이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코스피지수 저점 이후 최근까지 투신권은 전체 순매수 자금의 60% 이상을 IT주에 집중했다. 금액으로는 5250억원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우량 기술주에 투입,IT업종에 대해 3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한 외국인 매물을 소화해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류재천 기은SG자산운용 본부장은 "IT주가 연말이나 내년 초 시세를 낼 것으로 보고 미리 비중을 늘려놓자는 게 기관들의 시각"이라며 "기관의 최선호주가 은행 등 금융주에서 점차 IT주로 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회복속도와 강도는 업종별로 다를 것이라며 선별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테크팀장은 "실적 호전 추세가 입증되는 기업이나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게 눈에 띄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며 삼성테크윈과 LG필립스LCD 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부품주로는 코아로직심텍 우리ETI를 추천했다. 대신증권은 디에스엘시디 금호전기 대덕GDS 국제엘렉트릭 피에스케이 이오테크닉스 등을 유망주로 거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