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은 9일 "현재 410명인 교수 인력을 임기가 끝나는 2010년까지 700여명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KAIST는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현재 12명꼴에서 6∼7명 선으로 낮아져 세계 최고 이공계 대학인 미국 MIT 수준(1인당 6명)에 육박한다. 현재 국내 이공계 분야에서 가장 많은 교수진을 가진 서울대(510명)를 숫자에서도 앞지르게 된다.

MIT 기계공학과장을 지낸 서 총장은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KAIST가 명실공히 연구 중심의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교수진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 재정의 상당 부문을 투입하고 미국 등 전 세계로부터 우수한 인재를 소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서 총장은 또 교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해부터 매년 12명의 교수를 선발하는 석좌교수제(Distinguished Professor)를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석좌교수제는 연구 능력을 인정받은 교수들이 정년에 이르러도 은퇴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는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KAIST 학부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학부 중심의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학부 학장이 교수들의 인사까지 담당토록 권한을 대폭 이양할 계획이다.

특히 학부 1학년생들의 경우 수업을 전면적으로 영어로 진행해 학생들이 조기에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더불어 대학 부총장이 여행을 할 때 총장에게 결재를 받는 것 등과 같은 시류에 맞지 않는 행정체제도 뜯어 고치겠다고 서 총장은 덧붙였다.

"외국 기업의 이름을 딴 연구센터를 세우는 등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도할 생각입니다. " 서 총장은 조만간 이러한 계획 등을 담은 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