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圭用 < 환경부 차관 lky1030@me.go.kr >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가 홍콩국제박람회에서 한국 부스를 찾은 홍콩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한국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이들은 김치,서울,인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 아닌 '한국 드라마'라고 대답했다.

2위는'대장금'이었고,3위는 요새 젊은이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한류 열풍(熱風)을 이끌고 있는 가수 '비'였다.

그런데 동남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가 드라마에만 국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이즈음 말레이시아 정부대표,국영 및 민간 석유회사 관계자로 구성된 시찰단 19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서울의 매력적인 관광지를 뒤로하고 이들은 도심의 한복판을 누비는 천연가스버스에 주목했다.

산유국이지만 계속되는 유가상승세가 부담스러웠던 그들은 우리나라의 천연가스자동차 개발기술과 보급 정책에 감탄(感歎)하며,자동차 제작사 및 부품 공장 가는 곳곳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우리나라가 국가 R&D 사업으로 천연가스자동차 엔진 및 충전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한 지 5년여 만에 1만여대에 달하는 보급 실적을 거두었다고 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년 후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의 보급 정책을 벤치마킹해 신행정수도인 프트로자이에르에선 모든 시내버스를 천연가스버스로만 운행할 수 있도록 했고,금년 6월에 보급된 55대의 천연가스버스를 모두 우리나라 기술로 보급하게 됐다.

굳게 잠겨있던 동남아시아의 문을 연 한국 드라마,그 뒤를 따라 한국호의 환경기술과 제도가 나아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6000만달러의 생활용수 정수장을 수주하고,중국의 하수처리장 등 환경 기초시설을 확충하며,인도네시아 태국 등 천연가스버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의 한 사막에서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기업이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담수화사업으로 한국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뽐내며 지금까지 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년 3%씩 성장세를 거듭하는 세계시장,특히 7% 이상까지 고성장 중인 아시아 환경시장을 위해 환경부는 2009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지혜와 전략(戰略)을 모은다.

우선 수출 거점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에 '한ㆍ중 환경산업협력센터''한ㆍ베 환경산업협력센터'등을 설치해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베트남 기술설명회의 한 만찬장.'한국 드라마처럼 우리 환경기술을 사랑해달라'는 우리 환경전사들의 애교스런 요청이 건네지고,'경제 발전에 이어 환경문제 역시 지혜롭게 해결한 한국의 비결을 알려달라'는 화답 속에 21세기 환경강국을 이끄는 에코한류의 흐뭇한 조짐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