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rend] 非영어권서 사용하는 간단한 영어‥'글로비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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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헷갈리는 영어 좀 쉽게 말할 수는 없을까.
'nephew(조카)' 대신 'son of my brother or sister(형이나 누나의 아들)'이라든지 'siblings(형제자매)'라는 어려운 단어보다는 그냥 'brothers and sisters'를 쓰는 게 어떨까.
'kitchen(부엌)'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더라도 'room in which you cook your food(음식을 요리하는 방)'이라고 말하면 다 통하지 않을까.
한국 사람 치고 이런 생각 한번쯤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이 같은 쉬운 영어를 널리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고 있다.
다름 아닌 '글로비시(Globish)'를 쓰자는 주장이다.
글로비시란 '글로벌(Global)'과 '영어(English)'의 합성어.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변형된 영어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용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실용적인 영어란게 특징이다.
얼마 전부터 글로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더니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6일자에 이를 소개했다.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영어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비영어권에서 사용되고 있는 간단한 영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언어학자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글로비시 창시자는 프랑스인으로 IBM의 부사장을 지낸 장 폴 네리에르.그는 IBM 근무 당시 아시아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글로비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인이나 일본인 동료가 미국 직원과 나누는 대화보다 자신이 한국인이나 일본인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그래서 1500개 단어 정도로 제한하고 문법과 같은 형식보다는 의미 전달에 주안점을 두는 글로비시를 창안했다.
글로비시에 대해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그동안 아예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듣기도 거북하거니와 문화나 가치를 전달하는 언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갈수록 '글로비시 수준'의 영어를 배우는 비원어민이 늘어나면서 이제 영어 원어민들도 글로비시를 배워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20억명의 영어 사용자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영어 원어민 5억명이 오히려 '영어(글로비시)'를 알아듣지 못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